국제 국제일반

“로봇보다 못한 대우”…아마존 첫 공식 파업

지난해 노조의 파업 결의 없이 파업 벌여

시급 최소 15파운드로 올려 달라 요구

화장실 다녀왔다는 이유로 추궁받기도

시위 참가자들이 25일(현지시간) 영국 코번트리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 앞에서 아마존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시위 참가자들이 25일(현지시간) 영국 코번트리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 앞에서 아마존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영국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 수백명이 24시간 한시 파업을 벌였다고 영국과 미국의 매체들이 보도했다.



오전 6시께 노동자들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노조 깃발을 흔들고 플래카드를 거는 모습이 여러 언론사의 사진과 영상에 담겼다.

피켓과 플래카드에 적힌 구호에는 “나는 로봇이 아니다”, “엉뚱한 아마존이 불타고 있다” 등이 있었다. 기업 아마존 대신 엉뚱하게도 열대우림 아마존이 불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영국 아마존에서 노조 결의 등 법적 요건을 갖춘 공식적 노동쟁의 행위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8월과 11월 일부 노동자들이 노조의 파업 결의 없이 이른바 ‘살쾡이 파업(wildcat strike)’을 벌인 적은 있다.

노동자들은 이날 새벽 12시 1분에 파업을 개시했으며, 영국 코번트리에 있는 영국 아마존 BHX4 물류센터 앞에서 이날 낮 피켓 시위에 나섰다.

이들이 소속된 산별 ‘GMB 노조’는 BHX4에서 일하는 전체 임직원 1000명 중 300명이 이번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시급을 최소 15파운드(2만3000원)로 올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관련기사



아마존은 작년 여름 기존 10파운드(1만5300원)의 시급을 10.50파운드(1만6100원)로 올렸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물가상승률에 미달하는 5% 인상으로는 치솟는 생계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아마존 공보 담당자는 입장문을 내고 파업 참가자가 영국 아마존 임직원 중 1%도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아마존은 영국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급여를 2018년 이래 29% 인상했으며, 생계비 급등에 대처할 수 있도록 500파운드(77만원)를 한 차례 특별지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업 노동자들은 노동조건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아마존 물류센터의 근로시간이 너무 길고, 근로 중 부상률도 높으며, 작업 속도가 빠른데다가 기술적 수단을 동원한 감시도 심하다는 이유에서다.

GMB 노조원으로 이번 파업에 참가한 대런 웨스트우드와 가필드 힐턴은 물류센터에 설치된 로봇들이 “우리보다 대우를 더 잘 받는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에 말했다.

이들은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2분 이상 자리를 비우기만 해도 시스템에 포착돼 관리자에게 추궁받기도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당뇨병 환자인 힐턴은 근처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어 때로는 15분 넘게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관리자들이 “뭐 하고 있었느냐”고 캐묻는다고 전했다.


김유진 인턴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