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40% 올려달라"…거부하자 입구 막은 건물주

서울 강남의 한 건물주가 카페를 운영하는 세입자에게 임대료 40% 인상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매장 출입구 앞에 주차관리 부스를 설치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세입자는 건물주를 상대로 지난 11일 경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2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건물 주인 A씨(50)를 업무방해죄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건물에 입주해 카페를 운영 중인 세입자 김모씨(48)는 A씨의 임대료 인상을 거절하자 카페 입구에 주차부스가 설치됐다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21일 현재 월 250만원인 임대료를 100만원 올려 월 350만원으로 40% 올려달라고 통보했다. 김씨는 40% 인상은 터무니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A씨는 지난 10일 주차관리 초소로 쓰이는 컨테이너를 이 카페 입구 앞에 설치했다.

김씨는 주차부스로 인해 보름이 넘도록 영업이 제한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자체는 주차장법 위반으로 건물주에게 이행강제금을 물릴 수 있지만, 사유지여서 시설물을 치우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상 건물주가 직권으로 증액할 수 있는 월세 인상 폭은 5%다. 그 이상 올리려면 세입자와 합의를 해야 한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A씨와 나눈 대화 녹취 파일 MBC를 통해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350만 원이면 내가 자존심이 좀 그래도 되겠다”라며 “내가 나쁜 건물주라고 생각하지 말라. 다른 데는 몇 천씩, 엣지(특색) 있으면 1200만원씩 올리고 (그런다)”고 말했다.

A씨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 “나는 그쪽(세입자)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며 “아시바(건설용 설비) 치고 나가게 하고 이런 경우가 되게 많은데 저는 양반인 것”이라고 MBC에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조사는 마쳤다”며 “피진정인을 상대로 사실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현재 김씨의 임대계약은 불합리한 임대료 인상 요구를 거부할 권리를 통해 자동 연장됐다. 김씨의 민원을 받고 현장 검증을 한 강남구청도 해당 주차부스의 주차장법 위반을 확인해 행정조치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