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붉은 페인트 뒤집어쓰며 항의했다…태국에 무슨 일이

SNS에 '군주제 비판글' 20대 28년형 선고

군주제 개혁·왕실모독죄 폐지 요구 이어져

2년간 200명 넘는 민주화운동 활동가 기소

女활동가들 단식 투쟁 벌이다 건강 악화도

단식 투쟁 중인 태국 여성활동가들. 방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단식 투쟁 중인 태국 여성활동가들. 방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태국에서 20대 활동가가 군주제를 모욕한 혐의로 28년형을 선고받자 왕실모독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방콕포스트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치앙라이법원은 온라인 의류 판매업자이자 활동가인 몽콘 티라꼿에게 징역 28년형을 선고했다.

몽콘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군주제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지난해 8월 체포됐다.

법원은 몽콘이 올린 14개 게시물이 위법하다고 판단해 게시물당 각 3년형씩 총 42년형을 선고했다가 28년으로 감형했다. 보석으로 풀려난 몽콘은 항소 의사를 밝혔다.



입헌군주제 국가인 태국에서는 왕실 모독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한다. 왕실 구성원이나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으로 묘사해 왕실모독죄로 기소되면 한 건당 최고 징역 15년을 받을 수 있을 만큼 형량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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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8년형이 법원이 왕실모독죄로 선고한 징역형 가운데 역대 두 번째로 길다고 전했다. 앞서 2021년 법원은 한 여성에게 왕실모독죄로 43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그는 애초 87년형을 선고받았다가 감형됐다.

태국에서는 2020년 이후 군주제 개혁과 왕실모독죄 폐지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늘고 있다.

딴따완 뚜아뚜라논, 오라완 푸퐁 등 왕실모독죄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성 활동가 2명은 왕실모독죄 폐지와 모든 정치범의 석방을 요구하며 지난 18일부터 감옥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구금 상태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다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한 두 사람은 탐마삿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이달 초 왕실모독죄 폐지 등 사법 개혁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몸에 붉은색 페인트를 붓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방콕예술문화센터 앞에서는 며칠째 왕실모독죄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일부 활동가들도 자신들의 몸에 붉은 액체를 뿌리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태국 인권단체인 ‘인권을 위한 태국 변호사들(TLHR)’에 따르면 2020년 11월 이후 민주화 운동을 한 혐의로 200명이 넘는 활동가가 기소됐다.


김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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