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복합 위기로 지난해 벤처투자 규모가 10% 넘게 줄어드는 역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2년 벤처투자액이 전년 대비 11.9% 감소한 6조7640억 원으로 파악됐다고 29일 밝혔다. 역대 최대인 2021년(7조6802억 원)보다 9160억 원 가량 줄었다. 특특히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첫 역성장이다. 경기침체 여파가 벤처투자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벤처투자 빙하기에 들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벤처투자액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에 2조22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5% 늘었다가 2분기에 증가율이 1.4%에 그쳤다. 3분기에 들어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38.6% 감소했다. 4분기에는 43.9%나 급격하게 줄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와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등 3개 업종 투자액이 전체의 70.5%를 가운데 ICT 서비스 벤처투자액은 2조3518억 원으로 가장 많지만 지난해 동기보다 3.2% 줄었다. 유통·서비스(1조3126억원)도 9.8% 감소했다. 바이오·의료(1조1058억 원)는 상장한 바이오 기업의 주가 하락과 기술특례 상장 심사 강화 등으로 34.1%나 급감했다.
반면 영상·공연·음반 업종은 4604억원으로 10.6% 늘었다. K-팝과 K-드라마 등의 세계적 유행으로 엔터·영상콘텐츠주가 선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영화 관람객 회복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업력별로는 창업 중기기업(업력 3~7년)와 후기기업(업력 7년 초과) 투자가 각각 2조7305억 원, 2조2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6%(7509억 원), 13.3%(3105억 원) 감소했다. 그나마 초기기업(업력 3년 이하)에 대한 투자가 유일하게 늘었다. 전년 대비 7.8%(145 2억원) 증가한 2조50억원으로 역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중기부 관계자는 “복합 위기로 지난해 벤처투자가 미국은 30.9%, 이스라엘은 40.7%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국내 벤처투자 감소율은 상대적으로 작다"며 “최근 감소세가 심화되고 있어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