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흑자전환 기대에도 주가 털썩…"성장성 부족 탓"

턴어라운드 기업 15곳 중 12곳

코스피·코스닥 수익률 밑돌아

에스티팜·현대중공업 등 부진


턴어라운드(흑자 전환) 기대가 큰 기업들의 올해 주가 수익률이 영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가 가장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군으로 꼽는 것이 턴어라운드 기업이지만, 흑자 전환이 곧 투자의 보증수표는 아닌 셈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제시한 국내 증시 상장사 272곳 가운데 15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중 12곳은 코스피(11.07%)·코스닥(9.12%) 수익률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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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한 이유로는 성장성 부족이 꼽힌다. 올해 주가가 6.62% 떨어진 에스티팜(237690)이 대표적이다. 경쟁사인 미국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가 7억 2500만 달러(약 8953억 원)를 투자해 설비를 확장한다는 소식에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DB금융투자(016610)는 에스티팜의 내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650억 원에서 510억 원으로 낮췄다. 신효섭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부터 수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고지혈증 치료제 성장 둔화와 경쟁사 설비 확장에 따른 경쟁 심화를 고려해 중장기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329180)도 조선업황 둔화 우려에 타격을 입었다. KB증권은 현대중공업의 올해 영업이익을 4180억 원에서 3370억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2.33% 하락했다.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단기간에 주가에 반영된 기업들도 추가 상승동력을 잃은 상태다. 현대일렉트릭(267260)은 지난해 4분기 33.44% 급등했지만 이달 8.71% 하락했다. 이는 턴어라운드 예상 종목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지난해 10~12월 94.38% 상승한 현대건설기계(267270)도 올해 7.56% 하락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4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만을 근거로 투자를 진행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4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은 유의한 재료가 되기 어렵다"며 "주가는 선행성이 있기에 미래 방향성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판단을 내려야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흑자 전환에 더해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은 성적이 좋았다. 반도체 장비주 원익IPS는 22.42% 상승했다. 자동차 부품 기업 에스엘의 주가도 13.73%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가 북미 지역 증설을 진행하며 에스엘의 기업 가치가 상향될 전망이 투자 심리를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11.46% 상승한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지 않기로 하며 중간지주 할인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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