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3년 정든 마스크 안 쓰면 허전해요" 열에 아홉은 계속 쓴다

■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첫날

10명 중 9명은 여전히 "마스크 계속 착용"

"벗은 게 더 어색…마스크 벗은 사람 없어요"

대형마트·유치원·어린이집도 "변화는 아직"

실내마스크 의무 착용이 권고로 바뀐 30일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서울 구로구의 한 대형마트 진열대 앞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다. 이건율 기자실내마스크 의무 착용이 권고로 바뀐 30일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서울 구로구의 한 대형마트 진열대 앞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다. 이건율 기자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굳이 벗고 있을 이유가 있나요?”



“표정관리 하는 법을 까먹어서요, 사무실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도 다시 써요”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 시민들은 여전히 10명 중 9명 꼴로 실내외 어디서든 마스크를 착용했다. 3년여 간 ‘한몸’처럼 마스크를 착용해온 탓에 시민들은 하나같이 “벗은 게 더 어색하다”고 입을 모았다.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에서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고, 잠시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도 사람이 다가오면 곧바로 마스크를 올려썼다.



30일 서울경제 취재진이 찾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직원이나 고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울 성북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던 직원 신 씨는 사람이 다가서자 곧장 마스크를 고쳐 썼다. 신 씨는 “차를 마시느라 잠시 마스크를 벗고 있었는데 평소에는 계속 쓰고 있고, 벗고 있다가도 사람이 다가오면 얼른 올려쓴다”며 “주위를 봐도 마스크를 벗는 사람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김 모(64)씨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굳이 벗고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그냥 쓰고 있는 게 보관도 쉽고 대중교통에서도 벗을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원래처럼 마스크를 착용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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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마스크 의무 착용이 권고로 바뀐 30일 광주 북구청 민원실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민원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실내마스크 의무 착용이 권고로 바뀐 30일 광주 북구청 민원실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민원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이들도 마스크를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착용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직원 A(55)씨는 “어린이집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코로나에 걸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서 계속 열심히 쓰고 다닐 예정”이라며 “대중교통에서도 어차피 쓰고 있어야 하니 항상 쓰고 다니려고 한다”고 했다. 서울 강동구의 유치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김 모 씨는 “제가 다니는 유치원은 다 마스크를 끼고 다니기로 했다”며 “회의 시간에 아이들도 다 마스크를 착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시민들은 야외에서도 계속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중교통 탑승 중에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탓에 쓰고 벗기를 반복하기가 번거로워 항상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구로구 주민 박 모(23)씨는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다니지만 쓰고싶어서 쓰는 건 아니”라며 “특정한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하는데, 그때만 마스크를 쓰는 게 오히려 더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내마스크 의무 착용이 권고로 바뀐 30일 서울 구로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길을 걷고 있다. 이건율 기자실내마스크 의무 착용이 권고로 바뀐 30일 서울 구로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길을 걷고 있다. 이건율 기자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답답한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데 반가움을 표하면서도 마스크를 벗기가 어색하다고 말했다. 사무직 직장인 박 모(27)씨는 “사무실에서는 답답하니까 점차 마스크를 벗는 것 같다”면서 “사무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일도 별로 없어서 다들 편하게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공무원 권 모(26)씨는 “사무실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도 표정관리 하는 법을 까먹어서 다시 쓴다”며 “쓰고 있는 게 은근히 편한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은 원칙적으로 자율에 맡겨진다. 지난 2020년 10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도입된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27개월여 만에 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이나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등 교육·보육시설 등 대부분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대신 의료기관, 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 등 감염위험이 높은 일부 장소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박신원 기자·이건율 기자·김남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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