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훼손된 세계 최대 고인돌, 제대로 발굴조사

경찰과 함께 훼손 면적,깊이 확인 목적

경남도 감사에서 김해시 부실 드러나

세계 최대 고인돌로 알려진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는 항공사진에서도 한 눈에 보일 정도로 규모가 크다. /사진제공=문화재청세계 최대 고인돌로 알려진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는 항공사진에서도 한 눈에 보일 정도로 규모가 크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지난해 8월 김해시의 정비공사에 의해 심각한 훼손을 입은 ‘세계 최대의 고인돌 유적’인 김해 구산동 지석묘에 대해 문화재청이 발굴을 허가했다.



문화재청은 김해시가 신청한 ‘김해 구산동 지석묘 정비사업 부지 내 유적’의 발굴조사에 대해 지난 18일 매장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발굴을 허가했다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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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구산동 지석묘는 김해시의 현상변경허가 없는 무단 훼손이 확인돼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문화재청이 형사 고발 조치한 유적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문화재청과 해당 건의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남지방경찰청의 합동조사 결과에 따라 유적의 정확한 훼손범위와 깊이, 면적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시행된다. 김해시는 전문 조사기관인 삼강문화재연구원을 통해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부지 1,666㎡에 대해 2월부터 4월까지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규모 고인돌로 추정되는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경상남도 기념물)가 김해시의 허가없는 공사로 훼손됐다. 고인돌의 영역을 표시하는 얇은 돌(박석)이 거의 다 제거됐고, 제거 과정에는 필수 인력인 문화재 기능공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경남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사진제공=문화재청세계 최대 규모 고인돌로 추정되는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경상남도 기념물)가 김해시의 허가없는 공사로 훼손됐다. 고인돌의 영역을 표시하는 얇은 돌(박석)이 거의 다 제거됐고, 제거 과정에는 필수 인력인 문화재 기능공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경남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사진제공=문화재청


김해 구산동 지석묘는 2006년 해당 지역의 택지개발지구 공사 중 발견됐다. 길이 10m, 너비 4.5m, 높이 3.5m에 무게만 350t에 달해 세계 최대 고인돌로 평가받았다. 이후 2020년 말부터 16억7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인 고인돌 복원정비 사업이 진행됐는데, 지난해 8월 김해시가 현상변경에 대한 관련 기관의 인·허가도 없이 사업을 추진하며 필수 인력인 문화재 수리기술자를 투입하지 않은 채 단순 노무 인력을 통해 작업을 진행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김해시의 주먹구구식 행정은 최근 경남도 감사위원회가 진행한 감사보고서를 통해서도 확인됐고, 관련 공무원 6명이 징계를 받았다. 경남도 감사에 따르면 김해시는 고인돌의 영역 표시를 위해 깔린 박석(얇은 돌)의 10% 해체 허가를 받았지만 재허가 없이 30%가 넘는 대부분 박석을 임의로 해체했다. 문화재 전문인력 없이 단순 노무인력을 채용하고도 기능공에 해당하는 2~3배 노무비를 지급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고발인인 문화재청의 궁극적 지향은 고인돌의 안전한 복원이다. 문화재청 측 관계자는 “향후 발굴조사 진행과정에서 관계전문가 및 경남지방경찰청,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유적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안전하게 정비·복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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