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최종현 학술원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방한 중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한국의 군사적 지원을 촉구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30일 최종현학술원에서 특별강연 행사 도중 사회자인 이승재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와 대담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군사적 지원이라는 특정한 문제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결국 한국이 내려야 할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나토 동맹은 교전 국가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바꾸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등이 방향을 선회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에 나선 점을 환기했다. 그는 이들 국가가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바꾼 배경에 대해 "그게 오늘날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우크라이나가 이기며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조건을 형성할 유일한 방법인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가 밀착하는 상황에서 자유, 민주주의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간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런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 전쟁에서 이기지 않는 것은 우리한테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만약 러시아 승전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비극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한테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러시아의 승전시 승리할 경우 중국가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나토의 '2022 전략개념'에서 중국이 처음으로 '도전'으로 명시된 점에 대해 "(나토는) 중국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군비통제나 기후변화 등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중국은 우리의 가치, 이해관계, 안보 등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나토간 협력 강화가 자칫 중국과의 갈등 및 경제보복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권위주의 국가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스스로를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며 "자유 무역을 지지하지만 이것이 자유와 안보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그런 맥락에서 러시아가 유럽에 에너지 자원을 무기화해 역내 에너지 위기를 촉발했다는 사례를 환기했다.
그는 러시아 및 중국,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가 핵무기를 소지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음을 되짚으며 핵 방어가 중요한 과제임을 지적했다. 다만 미국과 한국간 구체적인 확장억제 방안에 대해서는 양자간 문제라고 평가하며 구체적 발언을 삼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