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계기로 인간처럼 대화하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인공지능(AI) 창작자 ‘생성(generative AI)’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 기술을 수익화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양대 빅테크 네이버와 카카오도 자사 기술을 활용한 유료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는 ‘AI 아바타’ 출시 약 한 달 만인 이날까지 유료 이용자 60만 명을 모았다. 지난달 초 출시돼 보름 만에 20만 명을 달성한 데 이어 다시 보름이 채 되지 않아 이용자 수를 3배로 불린 것이다.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스노우’의 유료 기능으로, 4500~9900원을 내면 이용자의 얼굴 사진을 3차원(3D) 아바타로 만들어준다.
AI 아바타는 스노우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단순 계산으로 한달 간 20억~5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지난해 3분기 스노우의 분기 매출은 290억 원, 월 평균 97억 원이었으므로 스노우의 전체 매출에서 AI 아바타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일본에 이어 1분기 내 중국 출시도 예정돼 있다.
이런 흥행은 이례적이라는 업계의 평가가 나온다. AI 아바타의 기반이 되는 생성 AI는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의 신기술임에도 다수 이용자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다. 생성 AI는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토대로 스스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AI로, 하루 이용자 1000만 명의 대화형 AI 챗GPT를 중심으로 대중에 알려지고 있다.
최근 기술 고도화와 챗GPT 열풍이 맞물리면서 생성 AI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돈을 내고 쓸 정도로’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은 이제껏 AI에 대한 신뢰가 제한적이었지만 챗GPT가 유용한 답변을 구사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AI의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며 “기업들 역시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렸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계열사들을 통해 생성 AI 기반의 유료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양사는 그동안 검색어 교정, 광고문구 작성처럼 기존 검색·커머스(상거래)·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외부 개발자들에게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하는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정도로만 생성 AI를 활용해왔다. 이를 기업-소비자 거래(B2C) 영역으로 넓히기 시작한 것이다.
네이버 클로바는 지난달 ‘클로바더빙’ 유료 버전에 기업용 고품질 보이스 상품을 추가로 도입했다. 클로바더빙은 AI 클로바가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서비스로, 유료 버전은 유튜버처럼 더 고도화된 기능을 원하는 이들을 겨냥했다. 카카오브레인은 1분기 내 ‘비디스커버(B^DISCOVER)’ 앱의 전문가용 버전을 역시 유료로 출시한다. 입력한 텍스트에 맞는 그림을 그려주는 AI 칼로를 기반으로 한다.
라이언로켓(AI 아바타) 등 스타트업들도 이 시장에 도전 중이다. 해외에서는 챗GPT도 유료 버전을 준비 중이고, 이미 미국 렌사 앱의 AI 아바타(매직 아바타)는 지난해 11월 말 출시 일주일 만에 매출 800만 달러(약 99억 원)를 올린 걸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