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민주주의 가치 돋보인 오겜에 세계가 공감"

■'오징어 게임의 철학' 펴낸 올리비에 딜리

자본주의 폭력성·전체주의 비판한

작품 주제 철학적 분석으로 주목

佛 K콘텐츠 팬덤·영향력도 소개

‘오징어 게임의 철학’ 펴낸 프랑스 철학자 올리비에 딜리. 사진 제공=올리비에 딜리‘오징어 게임의 철학’ 펴낸 프랑스 철학자 올리비에 딜리. 사진 제공=올리비에 딜리




“‘오징어 게임’이 처음 공개된 직후부터 프랑스 학생들이 작품에 나오는 게임들을 따라 하고 있다는 뉴스가 잇달아 나왔습니다. 파리에서는 ‘달고나 만들기 이벤트’가 열렸는데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서 경찰까지 출동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을 보고 민주주의와 정의, 투표 등 철학적 분석을 시도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 집필에 들어갔습니다.”



2일 ‘오징어 게임의 철학(La Philosophie Selon Squid Game)’을 집필한 올리비에 딜리(사진) 씨는 서울경제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 시리즈를 본 프랑스 청소년들이 작품 속 폭력성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고 대답해 더욱 작품에 대한 분석 욕구가 생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딜리는 철학 교수 자격시험을 거쳐 생드니 레지옹 도뇌르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다. 그는 ‘철학 도구상자’와 ‘철학, 가장 아름다운 역사’ 등 대중적인 철학서를 출간했다. 지난해 출간한 ‘오징어 게임의 철학’은 한국에도 출간됐으며 프랑스에서는 ‘오징어 게임’에 대한 철학적 분석을 내놓은 유일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오징어 게임의 철학’을 출간하면서 프랑스를 비롯해 벨기에 한국문화원 등에서 강연할 기회가 생겼고 많은 분으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그는 ‘오징어 게임’과 관련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경험하고 직면하고 있는 보편적인 이슈가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은 우리의 세계와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많은 폭력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많은 이들은 때때로 폭력 관련 이슈를 ‘숨겨진 방식’으로 처리해야만 하는데 철학적 접근을 시도할 경우 ‘오징어 게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독일의 철학자 해나 아렌트가 제시한 현대성의 분석을 통해서도 설명이 가능했다고 규정했다. 그는 “자본주의의 폭력성과 전체주의 사회의 일면이 반영된 ‘오징어 게임’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징어 게임’은 자본주의의 폭력성 등을 비판한 작품”이라며 “결국 비판을 통해 더 나은 민주주의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적인 방법론을 통해 이를 분석했다. 그는 “한국 사회 전문가가 아니고 관심이 많지도 않았던 서양 작가가 ‘오징어 게임’에 대한 철학적 관점을 제시하고 싶을 만큼 ‘오징어 게임’은 흥미로운 작품”이라며 “아마도 철학적 분석 요소가 담긴 것이 이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어 “시즌2가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프랑스에서의 K드라마·K팝의 인기와 이로 인한 팬덤의 확산과 영향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젊은이들이 한국 문화에 점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드라마를 통한 한국 문화 접근이 폭력의 개념과만 연결되는 것은 아니고 젊은 층도 K팝 문화를 통해 ‘스위트 파워’의 광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한국 문화 관련 축제에는 K팝·K드라마·K영화·K만화와 같은 다양한 장르가 포함됐다. 또 팬덤 커뮤니티는 ‘백인 권력’의 헤게모니에 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치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승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