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 취약 계층 고용을 돕는 일에 동참하자는 제안을 했다. 김태기 위원장이 정부의 노동 개혁을 찬성해 온만큼 한국노총에 노동 개혁 동참을 에둘러 권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도 현장 행보를 이어가는 등 ‘정부 측 개혁 찬성론자’들의 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3일 중노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김태기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김동명 위원장을 만나 “MZ세대와 취약계층의 고용과 소득향상 기회 제공 등 더 밝은 미래를 만드는 데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25일 김동명 위원장이 재선 임기를 시작한 이후 두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서 면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노위는 노사 간 이익·권리 분쟁에 대한 조정과 판정을 하는 준사법적 기관이다. 위원장은 장관급으로 임기는 3년이다. 한국노총은 제1노총으로 민주노총과 노조 지형을 양분한다. 그동안 노정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작년 11월 중노위원장에 취임한 김태기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노동 개혁을 지지해왔다. 그는 “국민은 노동 개혁 시작에 박수를 보냈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노동 개혁의 동력도 커지게 됐다”고 서울경제 기고를 통해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한국노총은 이날 면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김태기 위원장과 달리 정부의 노동 개혁에 대해 강한 우려를 이어왔다. 김동명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임기를 시작하면서 “윤석열 정권의 노동 탄압과 노동 말살 폭주에 맞서 조합원의 권리와 자존심을 지키는 투쟁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기 위원장은 이날 김동명 위원장에게 노동위원회의 역할 강화를 위해 도와달라는 실무적인 제안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김동명 위원장은 “노사공익 3자 구성의 노동위원회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회복해 달라”며 “기회가 되면 적극 도와주겠다”고 적극적으로 화답하지 않았다.
김태기 위원장과 함께 노동 개혁을 지지해 온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현장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김문수 경사노위원장은 이날 부산에서 한국노총 노조들을 만났다. 김문수 위원장은 “현장 노사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노동 개혁과 사회적 대화의 시작”이라며 “가능한 많은 노조와 기업인들을 만날 수 있도록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7일에는 포스코 노조와 면담했다. 경사노위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로 위원장은 장관급이다. 노동 개혁의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경사노위를 통해 노동 개혁 방안 마련과 개혁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