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열린 글로벌 최대의 만화 축제인 제50회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도 K웹툰이 주목받았다. 한국 웹툰 업계는 앙굴렘에서 다양한 작품들과 함께 행사들을 선보이며 유럽의 만화 팬들을 사로잡았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는 ‘만화계의 칸 영화제’로 불리는 만화축제로, 1974년부터 매년 1월 프랑스의 앙굴렘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만화축제다. 앙굴렘에서는 그랑프리·작품상·특별상·유산상·새로운 발견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상을 하고 있는데, 2017년에서야 한국 작품인 앙꼬 작가의 ‘나쁜 친구’가 수상한 바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도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는 웹툰은 출판만화가 주력인 앙굴렘에서 두각을 크게 나타낸 적은 없다.
웹툰에 보수적이었던 앙굴렘의 기조가 올해 행사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규석 작가의 ‘송곳’이 공식 경쟁부문 후보에 선정된 것이다. 웹툰 원작 출판 단행본으로는 처음으로 후보에 지명되는 쾌거를 이뤘다. ‘송곳’은 네이버웹툰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재된 인기작으로, 비정규직 노동 문제에 대한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아 큰 인기를 끌었고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앙굴렘에서 후보로 선정되는 작품은 1년 간 프랑스에서 출간된 만화 중 약 1%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행사에서 송곳은 수상의 영예를 얻지는 못했지만 공식 경쟁작에 포함됐다는 것 만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유럽 시장을 본격화하고있는 국내 웹툰 업계도 앙굴렘에서 다양한 행사들을 가졌다. 네이버웹툰은 자사의 서비스와 현지 창작자 양성 프로젝트 ‘캔버스'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진행했다. 작가 지망생 등 약 80여명 이상이 세션에 참가했다. 현지 작품 ‘행운의 부적’의 작가 테크말라와 현직 에디터가 참가해 웹툰 창작자의 삶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대담 세션도 가졌다. 1시간 30분 가량 열린 행사에는 작가 뿐 아니라 프랑스 정부 관계자도 있었다.
작가 지망생들과 현직 에디터들이 함께 하는 1:1 스피드 네트워킹 세션도 열렸다. 작가 지망생들이 작품을 가지고 오면 네이버웹툰의 현직 에디터들이 작가들에게 조언을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행사는 26·27 이틀 간 앙굴렘 페스티벌 내 청년 재능관에서 진행됐다.
네이버웹툰은 현지에서 연재중인 프랑스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이 앙굴렘에서 공식 행사를 주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앙굴렘에서 수출상담회를 개최했다. 27일(현지 시간) 저작권 마켓 안에 열린 한국관에서 국내 6개 팀이 현지 바이어들을 만났다. 신종철 한국만화진흥원장도 앙굴렘을 찾았다.
현지 언론도 K웹툰을 주목했다. 현지의 한 미디어 전문 언론은 “웹툰의 등장 이후 젊은 소비자층의 열광을 얻었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읽기 적합해 종이책 만화와 구분된다”고 웹툰을 소개했다. 프랑스에서 웹툰을 이용하는 숫자는 200만 명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