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풍선갈등’ 일파만파…다시 꼬이는 미중관계(종합)

블링컨 방중 전격 연기

中, 유감표명에도공세 지속되자

"중국 공격하는 것 결연히 반대"

우크라전쟁, 대만 등 논의도 물 건너가

1일(현지 시간) 미국 몬태나주에 떠 있는 중국의 정찰 풍선의 모습. AP연합뉴스1일(현지 시간) 미국 몬태나주에 떠 있는 중국의 정찰 풍선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으로 긴장이 완화될 기미가 보였던 양국 관계에 ‘정찰 풍선’이라는 암초가 등장했다.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까지 전격 연기하며 중국을 비판하고 나섰고 중국은 위협이 과장됐다며 맞받아치고 있다.

3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 등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5~6일께로 예정됐던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 일정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도 박진 한국 외교장관과의 워싱턴DC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륙 위로 정찰 풍선을 비행시키기로 한 중국의 결정은 용납할 수 없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내 방중 전날에 이런 조치를 한 것은 우리가 하려고 준비했던 실질적인 대화에 해가 된다"면서 "지금은 건설적 방문을 위한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박진 한국 외교장관과 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박진 한국 외교장관과 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어 그는 이날 오전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통화한 사실을 소개한 뒤 "나는 미국 상공에 이 정찰풍선이 존재하는 것이 미국의 주권과 국제법을 명확하게 침해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면서 "나는 왕이에게 여건이 될 때 베이징에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는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중국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면서 "첫 번째 단계는 중국의 정찰 자산을 미국 영공에서 나가게 하는 것(getting the surveillance asout of our space)이다. 그것이 현재 우리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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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기상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라며 미국 진입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미국의 공세가 강화되자 강경한 입장도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중국은 어떤 주권국가의 영토와 영공도 침범할 의도가 없고, 침범하지도 않았다"며 "미국의 일부 정객과 매체가 이번 일을 구실 삼아 중국을 공격하고 먹칠하는 데 대해 중국은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급에서의 접촉과 소통을 유지하는 것은 중·미 정상이 발리 정상회담(작년 11월)에서 도달한 중요한 공동 인식"이라며 "양국 외교팀의 역할 중 하나는 양국 관계를 적절히 관리·통제하고, 특히 일부 뜻밖의 상황을 냉정하고 온당하게 처리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별개로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은 블링컨 장관과 3일 진행한 통화에서 "중국은 책임지는 국가로, 일관되게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해왔다"며 "어떤 근거 없는 억측과 허위 선전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소개했다. 왕 위원은 이어 "의외의 상황에 대면해 양측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적시에 소통하고, 오판을 피하고 이견을 관리·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양국 사이에도 다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당초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으로 양국은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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