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챗GPT 열풍의 주역인 오픈AI의 독주로 흘러가자 구글이 ‘제2의 오픈AI’로 불리는 경쟁 스타트업에 5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나섰다. 파트너십을 내세운 빅테크의 생성형 AI 기술 확보전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는 모양새다.
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생성형 AI 개발사 앤스로픽에 4억 달러(약 5000억 원)를 투자하며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앤스로픽의 기업가치는 약 5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된다. 구글이 이번 투자로 앤스로픽의 일정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구글 측은 이 같은 보도에 언급을 거부했으나 구글 클라우드가 앤스로픽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은 공식화했다. 구글은 “AI는 학문 연구 분야에서 태동해 오늘날 기술 변화를 이끌어내는 거대한 동인”이라며 “구글 클라우드가 차세대 AI 스타트업에 오픈 인프라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앤스로픽은 오픈AI처럼 생성형 AI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2021년 오픈AI 출신인 다니엘라 아모데이와 다리오 아모데이 남매가 공동 창업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새로운 챗봇 ‘클로드’의 테스트 버전을 공개했으며 수개월 내 일반 대상의 서비스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이번 투자는 앤스로픽이 최근 3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기존 펀딩 라운드가 마감되자마자 곧바로 별도의 투자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의 파트너십에 위기감을 느끼고 서둘러 파트너십 상대를 찾아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제휴 방식도 MS가 오픈AI와 독점적 파트너십을 맺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투자를 진행한 방식과 유사하다. 블룸버그는 “앤스로픽과 같은 AI 스타트업은 구글 등 빅테크가 제공할 수 있는 자금과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한다”며 “MS와 구글이 진행한 이 같은 파트너십은 빅테크가 선진 AI 기술에 접근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