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등이 5일(현지 시간)부터 러시아산 정제 유류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시행한다. 이와 별개로 EU는 이날부터 러시아산 석유 제품의 수입도 전면 금지했다.
EU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G7과 함께 디젤 등 러시아산 정제 유류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선을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가격상한선 기준은 디젤 등 원유에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우 배럴당 100달러, 중유 등 저부가가치 제품은 배럴당 45달러로 정했다. 이번 가격상한제는 당장 5일부터 시행된다. 상한선을 넘는 가격의 러시아산 석유 제품을 해상 운송하는 해운사는 이번 합의에 참여한 국가들의 보험·금융 서비스 이용이 전면 금지된다.
EU는 “이번 가격상한제 도입은 러시아의 수입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입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또 세계 에너지 시장을 안정화해 세계 각국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추가적인 가격상한제 도입으로 러시아를 향한 압박을 더욱 높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이 되는 이달 24일까지 10번째 제재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EU는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시행해왔다.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제재의 효과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U는 가격상한선의 효과와 영향력을 보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가격상한제에 더해 유럽 수출길까지 막힌 러시아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EU의 전체 디젤 수입량 가운데 절반은 러시아산이었다. EU의 디젤 수요 기준으로는 10%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