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단독] '부동산 한파' 고금리로 뚫을까…BBB 한신공영 500억 회사채 발행한다

■저신용 건설채 발행 잇따라

'부실 리스크' A급 이하 건설사들

채권시장 온기에 현금확보 나서

年 7~8%대 고금리로 흥행 도전

산은 인수단 참여하며 지원사격

세종시 한신더휴 리저브세종시 한신더휴 리저브




연초 효과로 회사채 시장에 자금이 쏟아지자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들도 잇따라 회사채 발행을 통해 현금을 쌓고 있다. 기존에 발행한 회사채 상환뿐 아니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난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리스크가 여전한 건설채 수요는 높지 않지만 산업은행 등 당국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주요 배경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BBB인 한신공영(004960)은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20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벌일 계획이다. 만기 1년에 7~8%대의 발행금리를 제시할 예정이지만 신용도가 낮아 투자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어 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주관 업무는 KB증권이 맡았다. 앞서 이달 3일 HL D&I(014790)(옛 한라건설)도 500억 원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 140억 원의 인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지만 산업은행이 팔리지 않은 회사채 물량을 떠안았다.



한신공영과 HL D&I의 신용등급은 ‘BBB’로 10단계의 투자 적격 등급(AAA~BBB-) 중 하단에 속한다. 경기 민감도가 높아 투자 위험이 높은 건설 업종의 회사채 중에서도 부실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한신공영의 회사채는 지난해 11월 유통시장에서 한때 연 65% 수익률로 거래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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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파른 금리 상승 속에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아파트 등의 미분양이 늘면서 건설사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채권 투자자들이 건설 업종에 대해서는 아예 지갑을 닫자 건설사들은 신용보증기금의 지원을 받거나 보유 자산을 처분하는 등의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지난해 시장에서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의 약 66%를 현금으로 상환했다.

그러나 연초 채권시장이 우량 기업들을 중심으로 뭉칫돈이 쏠리고, 개인투자자들도 ‘금리 고점론’에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지난해 말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회사채 시장의 훈풍은 저신용 건설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세계건설(034300)(A)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21일 수요예측에 나서는데 만기는 1.5년으로 총 500억 원을 조달해 만기 채권을 상환하고 운영자금을 확보한다. SK에코플랜트(A-)도 23일 시장을 찾아 1000억 원 규모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벌인다. 상반기 중 3000억 원의 채무 상환이 예정돼 있어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채권시장 유동성이 급증하면서 건설채에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시장 수요를 일부 확보하면 당국이나 산업은행 등의 지원사격도 받을 수 있어 현금이 부족한 건설사들이 잇따라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건설사들의 회사채는 약 1조 7200억 원으로 이 중 저신용등급으로 분류되는 A급 이하 회사채가 85%에 달한다.

건설채는 아니지만 A+급 회사채인 SK디스커버리(006120)도 10일 700억 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서고 A+인 LS(006260)전선(500억 원)과 LS(700억 원) 역시 각각 20일·21일 자금 조달에 나선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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