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재명 10일 소환 앞두고 백현동 겨눈 檢…성남시 등 40여곳 압수수색

성남시 입장 바꿔 부지 용도 변경

민간업자 3000억 분양수익 의혹

대장동·위례 이어 3차소환 가능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강서구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열린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강서구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열린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백현동 개발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의혹에 이어 백현동 개발에서도 성남시와 민간사업자 간 유착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백현동 개발 당시 성남시장인 이 대표에 대한 3차 소환 요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7일 검사와 수사관 등 약 180여 명을 투입해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 부동산 개발 회사인 아시아디벨로퍼 등 40여 곳을 압수 수색했다.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 정 모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주거지, 특수목적법인(SPC)과 성남알앤디피에프브이,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구치소 수용 거실 등에도 인력을 보내 백현동 개발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배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알선수재)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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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성남시가 아시아디벨로퍼 측의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요청을 들어주고 3000억 원대 개발 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디벨로퍼는 2014년 백현동 소재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개발을 추진했다. 이 땅은 강남과 분당·판교신도시와 가까워 노른자 땅으로 꼽혔으나 자연녹지로 지정돼 관심도가 떨어지던 곳이었다. 사업을 추진하던 아시아디벨로퍼도 같은 해 8월과 12월 해당 부지를 제2종 일반 주거지로 2단계 상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성남시가 이를 반려했다.

상황이 바뀐 것은 아시아디벨로퍼가 이듬해 1월 김 전 대표를 영입하면서부터다. 그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2006년)을 지내는 등 여러 선거에 힘을 보탠 인물이다. 김 전 대표가 합류한 뒤 2단계 상향을 거절했던 성남시는 백현동 부지 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했다. 대신 공공성 강화를 위해 성남도시개발 공사가 사업에 참여하고 100%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또 연구개발(R&D) 센터 건물을 신축해 성남시에 기부채납하는 등 성남시의 몫을 보장하는 내용들이 포함됐다.

문제는 이 같은 협의 내용들이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고 고스란히 민간 업자의 수익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당시 사장 직무대리였던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은 2016년 7월 백현동 사업 철수를 지시했고 임대주택 비율은 10%로 축소돼 나머지 90%는 수익성이 높은 일반분양으로 변경됐다. 기부채납하기로 한 R&D 센터 건물은 개발할 수 없는 땅인 ‘원형보존지’를 주는 것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이후 민간사업자는 백현동 개발을 통해 3000억원이 넘는 분양 수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위례·대장동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안을 지자체와 민간사업자의 유착을 통한 특혜 제공 의혹으로 의심하고 그 정점에 지자체장인 이 대표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당시 성남시가 시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민간 업자의 몫을 늘려준 배경에 검은 거래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김 전 대표를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다. 성남지청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넘겼다.

다만 검찰은 10일 이 대표의 2차 소환 조사에서 백현동 의혹에 대해서는 묻지 않을 방침이다. 위례·대장동 사건에 대한 조사내용도 방대한 만큼 백현동 사건은 추후 협의를 거쳐 수사 계획을 별도로 세운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거친 뒤 김 전 대표, 유 전 본부장, 정 전 실장, 성남시 공무원 등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이 대표에 대한 3차 소환 조사 일정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진석 기자·천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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