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은 전속고발권을 놓고 30년 넘게 갈등을 빚어왔다. 검찰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엄정하고 객관적인 전속고발권 행사’를 강조했지만 이는 결국 공정위의 권한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전속고발권 및 고발요청제도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공정위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고발 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올 1분기 중 개선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고발 사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와 이유, 법원의 최종 판결, 해외 공정거래 당국의 형사제재 현황 등을 분석해 적절한 고발 기준을 마련하고 전속고발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공정위는 검찰과도 전속고발권 등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다. 담합 관련 리니언시(자진 신고) 기업 관련 내용, 미고발 사건과 공소시효 임박 사건 등 정보 공유 범위, 전원회의 안건 상정 전 심사 보고서 자료 공유 방안 등도 논의 사항이다. 이러한 안건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정리됐고 현재는 세부적인 실무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 정부에서 공정위의 권한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당시에도 전속고발제 폐지라는 소신을 피력한 적이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달 공정위 업무 보고에서 “공정위는 경제 부처가 아니라 경제 사법기관이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정거래 분야의 전문성보다는 사법기관에 방점을 찍은 것이어서 전속고발이라는 검찰과의 해묵은 갈등 이슈에도 검찰의 손을 들어주는 듯하다.
다만 공정위는 “현행 고발 지침은 과징금 고시의 세부 평가 기준표에 따라 산출한 점수 기준으로 고발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와 관련해 공정위의 고발권 행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논란이 계속 제기됐다”며 “기존 고발 사례들을 분석해 공정위가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고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별도의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