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시총 반토막’ 아다니… 印 정치권도 흔들어

야권 주도 곳곳 진상규명 시위

모디와 유착 의혹 다시 불거져

블랙록·뱅가드도 대규모 손실

6일(현지 시간) 인도 콜카타에서 시위대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얼굴이 그려진 팻말을 불태우고 있다.AFP연합뉴스6일(현지 시간) 인도 콜카타에서 시위대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얼굴이 그려진 팻말을 불태우고 있다.AFP연합뉴스




인도 ‘아다니 사태’의 여파가 금융시장을 넘어 인도 정치권까지 뒤흔들고 있다. 미국 행동주의펀드 힌덴버그리서치가 제기한 주가조작 및 회계 사기 의혹을 계기로 아다니그룹의 시가총액이 반 토막 난 가운데 야권 주도로 6일(현지 시간)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날 인도 뉴델리·뭄바이·콜카타·구와하티 등 주요 도시에서 아다니그룹 사태 관련 시위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공영 업체인 인도생명보험공사(LIC)와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 건물 앞에 시위대가 모여들었다. 이들은 아다니그룹에 밀어주기식 투자를 했다가 큰 손실에 노출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LIC는 아다니그룹의 주력사인 아다니엔터프라이즈(4.23%)는 물론 아다니항만(9.14%), 아다니토털가스(5.96%) 등의 지분을 보유했다. SBI 역시 아다니그룹에 약 2700억 루피(4조 1000억 원)를 물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힌덴버그의 보고서가 공개된 뒤 주가가 폭락한 아다니그룹의 시총이 1200억 달러(약 150조 원) 가까이 증발한 가운데 이 여파로 두 기관의 주가도 각각 14.56%(LIC), 8.24%(SBI)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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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는 연방의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주도했다. INC 소속 국회의원들은 물론 당원 수백 명도 시위에 참여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이번 시위는 자발적인 대중의 분노라기보다 정치극에 가깝다”며 여야 간 격돌로 이날까지 3일 연속 의회가 정회됐다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인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보통사람당(AAP) 역시 7일부터 시위에 나서 여당에 대한 압박을 높일 계획이다.

가우탐 아다니 최고경영자(CEO)와 동향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 간 유착 의혹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야권이 의회합동위원회(JPC)를 구성해 모디 총리와 아다니그룹의 관계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함에 따라 차기 대선을 노리던 모디 총리가 치명타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시브 판다이 우타르프라데시주 INC 사무총장은 “일반인이 아다니 회사에 투자했는데 정부는 일반인이 아니라 아다니를 지원하며 구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 최대 펀드사인 미국 블랙록과 뱅가드도 아다니그룹에 투자해 상당한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 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아다니엔터프라이즈 지분 0.75%, 0.57%을 보유해 아다니그룹 상위 20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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