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제28대 총장으로 취임한 유홍림 총장이 “시대적 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앞서갈 수 있도록 서울대에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8일 오전 서울대학교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구성해야하는 과제가 앞에 놓여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어 유 총장은 “과학기술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 글로벌 연구기관들과 경쟁하며 탁월한 연구결과를 산출해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 이웃을 배려하는 따뜻한 리더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혁신의 첫걸음으로 교육의 변화를 꼽았다. 소속 학과에 국한된 교육이 아닌 통합적 교육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유 총장은 “대학 신입생이 1학년부터 소속 학과의 칸막이에 갇혀 특정 분야만의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교문을 나서는 교육의 시효는 끝났다”며 “서로 다른 생각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어우러져 토론하고 논쟁하며 서로에게 배우는 ‘서울대 교육’,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의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고의 공통 핵심역량 교육을 위한 학사제도와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서울대 인재’라는 브랜드를 새롭게 정립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 총장은 서울대 내 성공적인 연구를 실제 현장과 융합시키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유 총장은 “서울대학교의 연구 결과는 대학의 울타리 너머로 확장되어야 하고, 현장과 꾸준히 교류하고 현실을 통하여 검증되어야 한다”며 “기업과 정부, 대학을 연결하는 산-관-학 연구혁신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1984년 졸업 후 1994년 미국 럿거스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1995년부터 올해까지 28년간 재직했다.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장·기록관장·대학신문사 주간, 한국정치사상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이날 취임식에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서울대 역대 총장과 교수, 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23대 총장을 지낸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유 교수는 한마디로 신사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학자이며, 연구와 교육에 아주 출중하다" 며 "유 총장이 확실한 비전을 갖고 조화롭고 균형있게 서울대를 이끌 것으로 확신하며, 그 결과 서울대가 한국을 넘어 세계 유수대학으로 우뚝 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덕담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김종섭 총동창회장은 “서울대 총동창회는 유 총장 취임을 맞아 10만불을 최근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이재민에게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