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딥러닝으로 암백신 개발 핵심 '신생 항원' 예측…국내 연구팀이 해냈다

삼성서울병원·카이스트·펜타메딕스 공동 연구

T세포 유도하는 ‘신생 항원’ 예측 정확도 높여

삼성서울병원 전경.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삼성서울병원 전경.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암치료용 백신 개발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타깃 선정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세훈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최정균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펜타메딕스와 함께 개인 맞춤형 항암백신에 유효한 신생 항원을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구축해 항암 반응성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딥러닝을 이용해 체내 T세포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백신 타깃을 발굴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후 대규모 암 유전체 데이터와 면역치료 환자 데이터, 동물실험 등을 거쳐 유효성을 검증했다. 개별 환자의 T세포 반응성까지 고려해 항암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첫 사례다. 현재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 2형(MHC class II)이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있는 가운데 예측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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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C는 암세포의 돌연변이에서 나온 단백질 조각과 결합해 정상 세포와 다른 항원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신생 항원은 이론적으로 수백 여 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항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 일부에 불과해 암 공격을 유도하는 신생 항원을 정확히 가려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구팀은 딥러닝 방식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돌연변이 단백질과 MHC 단백질 아미노산간 구조 결합의 특성을 학습해 T세포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학계에서는 새로운 모델이 MHC 2형의 반응성에 주목한 점에 관심이 높다. 기존 분석법은 주로 1형을 기반으로 신생 항원을 발굴했다. 2형의 경우 기술적 한계로 T세포 수용체와 결합해 면역반응을 자극할 수 있는지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세훈 교수는 “그동안 중요성을 알면서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MHC 2형 CD4 T 세포 면역 시스템을 암치료에 활용하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항암 분야에서 MHC 2형 CD4 T 세포 면역 시스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대연 펜타메딕스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을 항암백신 개발에 적용해 개인 맞춤형 항암치료 타깃을 도출하는 데 활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것으로,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최근호에 실렸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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