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이 전복된 ‘청보호’를 인양한 뒤 선체 내부를 수색했지만 남은 실종자 4명을 찾지 못했다. 일부 실종자들이 선내에 남아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제 그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구조당국은 배가 급격히 뒤집히면서 선원들이 바다로 이탈했을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수색범위를 확대해 사고 해역에서 70km 이상 떨어진 해상까지 살피고 있다.
9일 구조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사고 당시 생존 선원(한국인 2명·인도네시아인 1명)들은 뱃머리에 있고, 선장·기관장·베트남인 선원 1명은 기관실에서 물을 퍼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선미에 있던 나머지 선원 6명(한국인 5명·베트남인 1명)은 선수에 있던 생존선원들이 조금 더 안전한 뱃머리 쪽으로 오라고 소리쳤는데 이동하지 못하는 사이 배가 뒤집혔다.
선내에서 추가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한 해경은 청보호가 급격히 전복되면서 실종자 위치가 생존선원들의 진술이나 추정과는 다르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침수 신고가 접수되고 청보호가 전복되던 7분 동안 실종자들이 선내에 있지 못하고 바다로 빠져 청보호와 멀어졌을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해상 수색에 더 집중하고 있다.
청보호는 전복된 이후 물이 오를 때는 북동쪽, 빠질 때는 남서쪽으로 각각 3해리(약 5.5km)가량 선체가 이동했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해경은 여기에 맞춰 그동안 사고 해역 동·서 24해리(44.4km), 남·북 30해리(55.5km)를 9개 구역으로 설정해 육안 관찰 방식의 해상 수색을 했다.
매일 3해리씩 수색 범위를 확대해 현재는 동·서 33해리(61km), 남·북 39해리(72km)를 수색하고 있다.
과거 서해상에서 발생한 다른 선박 침몰·전복 사고에서는 실종자가 사고 지점에서 40km 이상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해양조사원의 표류예측 시스템도 해상 실종을 가정할 경우 실종자들이 홍도 쪽까지 떠밀려 갈 수 있는 것으로 예측돼 홍도 밖까지 수색 구역을 넓혔다.
해경 관계자는 “놓친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선체를 조선소에 거치한 후 정밀 수색하고 해양조사원 등의 표류 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해상 수색도 지속해서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