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인건비에 외주단가 급등…조선사 '이중고'

◆늪에 빠진 '수익성 개선'

일손부족 심화…하청단가 치솟아

지난해 영업손실 주요 요인으로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 제공=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 제공=삼성중공업







국내 조선 업계가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인력난에 따른 비용 부담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외주 제작 단가가 대폭 오르고 있어서다. 지난해는 국내 조선사 간 인력 쟁탈전이 본격화하면서 하청 업체에 웃돈을 주고 일을 맡기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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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조선 업체인 한국조선해양(009540)은 7일 2022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전체 비용을 보면 인건비가 올랐고 외주 단가 역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355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1조 3848억 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크게 줄었지만 인건비에 따른 비용 부담이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조선사도 인력난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855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삼성중공업(010140)은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인력난에 따른 외주비·인건비 인상을 꼽았다.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협력사에 지급하는 외주 단가가 10% 안팎으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난은 지난해부터 조선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통상 조선사들은 업황에 따라 수주가 들쭉날쭉한 탓에 일감을 하청 업체에 주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는 전 세계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인기가 크게 높아지면서 이를 독점하는 국내 조선사의 수주가 많이 늘었지만 인력 규모가 뒷받침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경남 거제에 조선소를 둔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전남 영암에 있는 다른 조선사 협력사와 블록 생산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해상 거리로 약 300㎞나 떨어진 중소기업에 외주를 맡기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올해는 대형 조선사들이 일제히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인건비가 여전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조선·해양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조선 해양 산업 인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 산업의 생산직 필요 인력은 2022년 3분기 ‘8239명 부족’에서 2023년 3분기 ‘1만 2872명 부족’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042660) 건조 인력은 1만 9476명”이라며 “인도 규모가 올해와 유사했던 과거를 기준으로 하면 앞으로 2000명가량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김기혁 기자·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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