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윤심 얻은 김기현, 확장성 숙제…인지도 강점 안철수, 정체성 약점

[컷오프 통과 4인 당권주자 SWOT 분석]

김기현 당내 세력 기반 두터워…羅 지지층이 변수

안철수 높은 외연 확장성…잦은 당적 변경 아쉬워

천하람 개혁보수 이미지 굳혔지만 홀로서기 숙제

황교안 콘크리트 지지층…강성 보수 이미지 한계

7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경태(왼쪽부터), 윤상현, 황교안, 안철수, 천하람, 김기현 당 대표 후보, 정 위원장, 유흥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 주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연합뉴스7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경태(왼쪽부터), 윤상현, 황교안, 안철수, 천하람, 김기현 당 대표 후보, 정 위원장, 유흥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 주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0일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차기 당 대표 선거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함에 따라 각 후보는 표심을 얻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당 대표는 2024년 총선을 진두지휘해 여소야대 국면을 타개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게 된다. 그런 만큼 국민의힘 당원들은 역대 어느 전당대회보다 더 꼼꼼히 후보들의 면모를 살펴보고 정국의 판도를 바꿀 만한 정치력을 갖췄는지를 알아볼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는 선거인단의 판단을 돕기 위해 4인 후보들의 경쟁력을 ‘강점·약점·기회·위협(SWOT)’ 분석 방식으로 짚어봤다.






◇김기현(주요 지지 세력:50대 이상, 부산·울산·경남, 尹 적극 지지층)=당 대표 출마 초기부터 드러난 ‘윤심’은 김기현 후보의 최대 강점이다. 김 후보는 이미 지난 대선에서 원내대표로서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대선 승리를 이끈 경험이 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 봉합 등 이미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가 쌓인 만큼 당정 간 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기대된다. 4선 중진인 김 후보는 친윤계 등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한 당내 지지 기반도 두터워 당원 동원 측면에서 현저히 유리하다.

반면 지역 기반이 부산·울산·경남(PK)에 한정된 점, 대중적 인지도가 낮다는 점 등은 총선 승리가 중점이 될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 결국 총선은 전국 선거인 만큼 당원들이 전략적인 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친윤계가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 등에 강공을 펼치며 대중적 반감을 산 것도 위기 요인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의 지지를 막판 이끌어내며 지지율 상승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안철수(20·30대, 수도권, TK)=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외연 확장성이 최대 강점이다. “어느 선거든 10~15%의 표심은 가져간다”는 세간의 평가는 ‘2024년 총선 압승’을 슬로건으로 내건 안 후보에게 빛나는 경쟁력이다.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킨 저력도 있다. 수차례의 단일화·합병 등은 아쉬운 부분이다. 친윤계의 공격 대상이 된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경력 등 진영을 넘나드는 당적 변경 이력도 ‘정통 보수정당의 얼굴로 적합하느냐’는 의구심을 품게 하는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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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변화한 책임당원의 구성과 윤핵관에 대한 비토 정서는 가장 큰 기회 요인이다. 선거인단이 84만 명으로 2년 전보다 2.5배 늘었고 수도권·영남권 비중이 엇비슷해진 점은 조직 표 동원에서 밀리는 안 후보에게 나쁘지 않은 여건이다. 친윤계와 대통령실이 협공해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반발 여론이 거세진 측면에도 반사이익을 기대해볼 만하다. 동시에 “대권 발판을 위한 출마” 등 친윤계의 거듭된 공세와 비윤계 주자인 천하람 후보의 부상은 위협 요인이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자가 10일 발표됐다. 당 대표 선거 본경선에 진출하는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후보(왼쪽부터 가나다순). 국민의힘 제공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자가 10일 발표됐다. 당 대표 선거 본경선에 진출하는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후보(왼쪽부터 가나다순). 국민의힘 제공


◇천하람(20·30·50대, 호남, 충청)=유일하게 “윤핵관 퇴장”를 외치며 비윤 주자와 개혁 보수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져갔다. 윤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를 자랑하는 것이 구호가 된 선거판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며 인지도 제고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친이준석계라는 꼬리표는 기회 요인인 동시에 위협 요소다. 같은 계파인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 후보와 연대하면서 이 전 대표의 퇴장 뒤 당무에 관심을 거둬들였던 2030·남성 당원층도 재차 결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남은 한 달 동안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어젠다를 띄우지 못하고 이 전 대표의 그늘에 갇혀버린다면 ‘당 대표 천하람’으로서의 리더십 발휘는 힘들어진다.

◇황교안(60대 이상, 보수 지지층)=콘크리트 지지층을 통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5~8%대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무난히 컷오프를 통과했다. 반면 ‘친박’ ‘부정선거’ 등 강성 보수 이미지가 강한 황 후보는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친윤계를 향한 반발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비윤계 표심 분열 등 후보 간 판세가 또 한 번 출렁이고 있는 점은 황 후보에게 기회 요인이다. 다만 지지 기반 확대를 위한 확실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이 높다. 2016년 4·13 총선 참패의 이력을 넘어서는 것 역시 숙제로 꼽힌다.


신한나 기자·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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