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탄소중립 공약, 글로벌 24개 기업 중 최하위권"

獨 비영리단체 기업 기후 책임 보고서

신환경전략에도…삼성전자 '매우 낮음'

"단기 감축 전략 불충분, 자료 투명성 부족"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의 탄소중립 공약이 글로벌 주요 기업들 중 최하위권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독일의 비영리단체 신기후연구소(NCI)와 탄소시장감시(CMW)는 13일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24개 기업의 기후 공약을 평가한 ‘기업 기후 책임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했다. 평가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철강·자동차·전자 등 주요 8개 산업 분야에서 2021년 기준 연매출 상위 3개 회사들이다.



지난해 ‘2050 탄소중립 선언’과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가입 등 대대적인 신환경경영전략을 선언한 삼성전자는 최하위권으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삼성전자에 대해 “공급망 내 탄소 감축 계획이 누락됐고 단기 감축 전략이 불충분하고 자료 공개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매우 낮음(very low)’ 수준으로 평가했다.

관련기사



삼성전자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는 온실가스 직접 배출인 스코프1과 전력 사용 등을 통한 간접 배출인 스코프2만 포함됐다. 이는 2019년 기준 삼성전자 연간 총 탄소 배출량의 20%에 불과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공급망을 비롯해 제품 소비 단계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인 스코프3에 대한 계획을 향후 수립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인 토마스 데이 신기후연구소 기후정책연구원은 “탄소중립 공약에 스코프 1, 2만 포함하면서 좋은 선례를 만들고 있는 다른 기업들보다 부족한 상황”이라며 “단기 계획을 제한적이고 다소 모호하게 수립했다”고 밝혔다.

전체 대상 기업을 보면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가 유일하게 ‘합리적(reasonable) 수준’ 평가를 받았다. 애플, 구글, H&M그룹, 마이크로소프트 등 8개 사는 ‘보통(moderate) 수준’에 그쳤다. 나머지 15개 기업은 ‘낮음(low)’ 또는 ‘매우 낮음(very low)’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편 보고서는 2030년까지 주요 기업들이 감축하기로 한 온실가스 양은 글로벌 평균 기온을 이번 세기 말까지 1.5℃ 이내로 억제하는 데 필요한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 기후정책연구원은 “기업의 현재 계획은 배출량 감소에 필요한 시급성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규제 당국·기업들은 2030년까지의 탄소 배출 계획이 목표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시급히 점검해야 한다”고 전했다.


진동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