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애플페이, 이르면 내달 韓 상륙] NFC만 지원·교통카드 안돼 "영향 제한적"

갤럭시 상징 '삼성페이'에 도전장

국내 NFC 단말 보급률 5%대 불과

아이폰으론 '지값 없는 삶' 불가능

"스마트폰 시장 변동 크지 않을듯"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가 임박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아이폰에서도 간편결제가 가능해짐에 따라 삼성전자(005930) 갤럭시 시리즈의 상대적 강점이 희석되면서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과 갤럭시 선호층이 이미 고착화한데다, 사용처가 제한된 애플페이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 끼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제휴한 현대카드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국내에서 애플페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2014년 처음 선보인 기술이지만 국내에서는 출시가 지연됐던 애플페이가 9년만에 국내에 상륙하면서 관련 업계는 화색이 돈다. 카드결제 단말기 위탁관리업체(VAN사)인 한국정보통신, KG이니시스, 나이스정보통신 등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이날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에 1·4분기 내 애플페이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식음료 및 요식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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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통신업계는 애플페이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끼칠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LG전자가 철수한 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로 재편돼 국내 시장 점유율은 8대2로 고착화 돼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갤럭시의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혀왔던 간편결제 서비스가 도전받게 된 만큼 삼성페이 때문에 갤럭시를 사용하던 소비자들이 아이폰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국내 모바일 결제 방식·인프라 때문에 애플페이 출시로 아이폰 점유율이 급격히 늘어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페이는 MST(마그네틱보안전송)와 NFC(근거리무선통신)를 동시 지원한다. MST는 자기장으로 신용카드의 마그네틱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물리적으로 카드를 ‘긁을’ 수 있는 모든 기기에서 결제할 수 있다. 애플페이는 NFC만 지원한다. NFC는 별도 수신기를 탑재한 단말에서만 인식할 수 있다.

문제는 NFC 단말의 낮은 보급률이다. 국내 NFC 단말 보급률은 5%선으로 알려져 있다. 결제 단말기 가격도 1대당 10만 원대로 비싼 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도권과 대형 프랜차이즈에는 NFC 단말기가 널리 보급돼 있지만 전국 영세 자영업자들이 모두 결제 단말기를 교체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전국 300만 가맹점에 단말기를 도입한다면 최소 3000억 원대의 교체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카드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 또한 걸림돌이다. 대중교통 단말기는 NFC 방식이지만 교통카드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티머니·캐시비 등 교통카드 사업자와 별도 협약을 맺어야 한다. 삼성페이도 최초 출시 당시에는 교통카드 사용이 불가능했고, 지금도 티머니·캐시비 등록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애플페이로는 삼성페이와 같은 ‘지갑 없는 삶’이 불가능한 셈이다.

이미 애플페이가 출시된 일본·중국 등지에서 아이폰 점유율 변동이 없었던 점 또한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시장분석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16년 일본과 중국에서 애플페이가 출시됐지만 일본에서는 다음 해 아이폰 점유율이 기존 55%에서 50%로 오히려 줄었고 중국에서는 점유율이 11%로 같았다”며 “애플페이 도입 여부보다는 새 기기의 디자인과 성능에 따라서 점유율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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