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기업 일성신약(003120)이 모처럼만에 주가 급등세를 탔다. 15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성신약은 14일 오후 1시 현재 전거래일 대비 11.3% 오른 11만 3000원에 거래 중이다.
일성신약은 전일(13일) 장 마감 후 이사회에서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미래에셋증권(006800)과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사회 결의일부터 올해 8월 11일까지 총 150억 원 상당의 자기주식을 취득한다는 골자다.
일성신약은 이날 전거래일 대비 0.3% 상승한 10만 150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5.42% 오른 10만7000원을 기록했다. 개장 직후 주가가 15%대까지 상승하다 낙폭을 소폭 줄였으나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5000~6000주를 웃돌던 거래량은 5만 주를 훌쩍 넘기며 시장의 관심을 받는 모습이다.
일성신약은 지난해 창업주 윤병강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한 이후 오너2세 윤석근 회장이 본격적인 지배력 확대에 나섰다.
일성신약은 지난 6일 소유주식변동신고서를 통해 윤 회장이 19만주를 장외매수하며 보유주식을 기존 22만 4610주에서 41만 4610주로 늘렸다고 보고했다. 이번 거래로 윤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8.44%에서 15.59%로 올라섰다.
윤 회장의 장외매수 전까지 일성신약은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31.6%로 자기주식(42.34%) 다음으로 높았다. 유통가능 물량인 소액주주 물량은 17%에 불과했다. 윤 회장은 일성신약 창업주 윤병강 명예회장의 4남 2녀 중 차남으로, 미국 뉴욕대를 졸업한 후 2001년부터 일성신약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의 차남인 윤종욱 이사와 각자대표로서 공동경영 체제를 유지 중이다. 다만 지분율 기준으로는 다른 오너일가들과 비교해 다소 조직 장악력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근 장외매수 전까지 윤 회장의 이복여동생으로 알려진 윤형진 전 상무가 2대주주로서 주식 8.03%를, 윤 회장의 동생인 윤덕근 상무가 4.3%를 쥐고 있었다. 이번에 지분율을 2배 가까이 늘리면서 최대주주로서 지위를 확고히 했다고 평가 받는다.
일성신약은 지난해 순이익 105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4월 대법원 결정으로 삼성물산(028260) 주식매수가액 결정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데 따른 추가 이익을 작년 2분기에 반영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일성신약은 앞서 삼성그룹이 2015년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결정하면서 기존 주주에게는 삼성물산 1주당 5만7234원에 팔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주어졌을 당시 삼성물산 주식 330만 707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해당 권리를 통해 1893억 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매수청구가격이 너무 낮다며 2015년 9월 법원에 소송을 냈고, 1심과 2심을 거쳐 대법원까지 갔다가 지난해 4월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일성신약은 해당 소송으로부터 발생한 잡이익 310억 원, 이자수익 879억 원 상당의 추가 수익을 작년 2분기 장부에 반영했다.
일성신약은 지난해 영업이익 13억 원으로 3년만에 흑자를 냈다. 이 기간 매출액은 612억 원으로 전년대비 45.5%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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