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 제트기와 헬리콥터 등을 집결시키고 있는 모습이 서방 측 정보당국에 포착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기해 봄 대공세의 일환으로 ‘공중전’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움직임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사이에 공유됐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동맹국이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그룹(UDCG) 회의에서도 이에 대비하기 위한 긴급 지원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회의 후 ‘러시아가 공습을 위해 공중 전력을 동원하는 징후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현재 그런 것은 목격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도 “러시아는 많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방공 능력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회의 시작에 앞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를 보이고 있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라며 "그는 더 많은 전쟁, 새로운 공습을 준비 중"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 지상군은 상당히 고갈된 상태여서, 러시아가 싸움을 공중전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조짐이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대공습을 이겨내려면 가능한 한 많은 방공 능력과 탄약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대규모 공군력을 아끼고 대신 장거리 미사일, 포병, 지상군 위주의 공격을 해왔다. 서방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의 방공 시스템이 러시아 항공기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러시아가 판단을 했기 때문이거나 러시아 공군력의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나토 고위 관계자는 "하지만 러시아 공군력은 실제로 꽤 잘 보존돼 있다"며 "전력의 80% 이상을 이용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러시아가 공습을 준비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려 시도하고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