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5일 내놓은 ‘1월 고용동향’에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양질의 일자리가 급감한 점이다.
당장 우리 경제의 허리 격인 20~50대 취업자가 8만 9000명이나 줄었고 주력산업인 제조업 취업자 역시 3만 5000명 감소했다.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풀타임 일자리 취업자(36시간 이상 취업자)도 12만 8000명 줄었다.
정작 늘어난 일자리는 정부 재정에 기댄 게 대부분이다. 60대 이상 취업자는 40만 명이나 증가했고 공공일자리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는 22만 명이 늘었다.
경기 둔화세가 가팔라지자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간 부문부터 취업문을 닫고 있는 모양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달에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로 전환하면서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했다”며 “이달 실내 마스크 의무 조치에 대한 조정 등 일상 회복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기저 효과와 함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리오프닝 효과로 지난해 1월 취업자 증가 폭이 22년 만에 최고치(81만 6000명)를 기록한 점이 기저 효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고용률을 보면 67.8%로 0.8%포인트 늘었다.
문제는 경기 둔화 폭이 커지면서 고용 한파가 앞으로 더 거세질 수 있는 점이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전체 취업자 증가 수를 8만 4000명으로 전망하는 등 주요 연구기관들은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경기가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전년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2월 전체 취업자 증감 폭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공공기관 등을 동원해 공공 부문이 일자리 충격을 일부 완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공공기관의 재무구조가 위험 수준이라 신규 채용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기획재정부는 “일자리 전담반을 중심으로 고용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고용 여건 개선 및 원활한 일자리 수급을 위한 과제를 발굴하겠다”며 “현장의 인력난에 대응해 구인이 어려운 업종을 점검하고 일자리 미스매치 완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