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경연 "식품물가 상승에 韓 엥겔지수, G5보다 크게 올라…저소득층 피해"

2019~2021년 G5 0,9%P 오르는 동안

한국 1.4%P 증가…식품물가 5.2% 상승

식량 자급도 낮고 내수 소비 악화도 영향

가처분소득 적은 저소득층 생계 특히 위험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김치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김치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2019~2021년 한국의 엥겔지수가 주요국에 비해 크게 올라 저소득층의 생활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엥겔지수는 총 가계 지출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6일 ‘엥겔지수 국제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한국의 엥겔지수는 2019년 11.4%에서 2021년 12.8%로 1.4%포인트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주요 5개국(G5)의 평균 상승분인 0.9%포인트보다 큰 폭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영국이 1.2%포인트, 독일이 1.0%포인트, 일본이 0.9%포인트, 프랑스가 0.8%포인트, 미국 0.4%포인트로 집계돼 모두 한국보다 상승폭이 적었다. 한국의 엥겔지수 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가운데서도 8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한경연은 한국의 엥겔지수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우선 높은 식품 물가상승률을 꼽았다. 2020~2021년 G5의 식품 물가는 1.7% 상승한 반면 한국은 5.2%나 올랐다. 한국의 식품 물가는 2020년 4.4%, 2021년 5.9%로 꾸준히 상승했다. 해당 기간 미국의 평균 식품 물가 상승률은 3.5%, 독일은 2.8%, 프랑스는 1.3%, 일본은 0.6%, 영국은 0.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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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식량안보도 문제로 지목됐다.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19.4%로 미국·영국·일본·유럽연합(EU)보다 낮은 수준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그룹에서 발표하는 ‘식량안보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2022년 기준 세계 113개국 중 39위에 올랐다. G5 국가인 프랑스(4위), 일본(6위), 영국(9위), 미국(13위), 독일(19위)에 비해 순위가 크게 낮다.

내수 소비의 악화도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을 의미하는 한국의 ‘평균소비성향’은 2019년 4분기 71.2%에서 2021년 4분기 67.3%로 3.9%포인트 감소했다. 소비 성향이 악화될수록 내구재 등 필수가 아닌 소비를 줄여나가기 때문에 전체 소비에서 식료품 지출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었다.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식료품 소비지출은 코로나 직전이었던 2019년 4분기 9.9%에서 2021년 4분기 10.7%로 0.8%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자동차는 0.9%포인트, 의류·신발은 0.4%포인트, 통신장비는 0.2%포인트씩 소비가 감소했다.

한경연은 무엇보다 엥겔지수가 높아지면 저소득층의 생계가 특히 어려워진다고 진단했다. 저소득층은 가처분소득 크기가 작아 식료품 구매를 제외한 다른 목적의 소비로 사용 가능한 자금의 비율이 낮은 탓이다. 식품가격 급등은 저소득층의 식료품 지출 부담 증가는 물론 식료품 외 지출 여력까지도 크게 낮춰 생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한경연 측의 설명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생계유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식품 가격이 오를 경우 저소득층의 피해가 커진다”며 “농산물 자급능력 확충,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식품 물가 상승폭을 최소화해 취약계층의 생활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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