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공모주가 상장 첫날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장한 회사 중 절반이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를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한 뒤 상한가로 직행하는 현상)’으로 거래를 마쳤고, 다른 종목들도 공모가를 웃도는 주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샌즈랩(411080)은 15일 시초가보다 3900원(18.6%) 오른 2만 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보다 2.4배 높은 액수다. 샌즈랩은 장중 한때 2만 7300원까지 오르며 따상에 성공하기도 했다.
샌즈랩까지 포함하면 올 해 장중 따상을 나타낸 회사는 총 6곳이다. 2023년 증시에 입성한 기업 8곳 중 75%가 상장 첫날 시초가를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하고 장중 가격 상승 제한폭까지 치솟는 데 성공했다는 뜻이다.
따상으로 상장 첫날을 마무리한 회사도 오브젠(417860)·미래반도체(254490)·꿈비(407400)·스튜디오미르(408900) 등 총 4곳에 달한다. 올해 첫 증시 입성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티이엠씨(425040)·한주라이트메탈(198940)을 빼면 2023년 공모를 실시한 기업이 모두 첫 거래일에 따상을 ‘터치’하는 데엔 성공한 셈이다.
올해 장중 따상에 성공한 회사들의 공통점은 중소형주라는 것이다. 오브젠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698억 원이었고 미래반도체(866억 원), 스튜디오미르(1004억 원), 삼기이브이(419050)(1572억 원), 샌즈랩(1587억 원)도 기업공개(IPO) 당시 목표 몸값이 1000억 원 안팎이었다.
올 해 첫 ‘따상상’에 성공한 꿈비는 IPO때 제시한 목표 시가총액이 397억 원에 불과했다. 중소형 공모주는 상장 첫날 물량 부담이 작고 주가가 오를 때는 급격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주로 선호한다.
게다가 이들 회사 상당수는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이 낮다. 상장 첫날 풀리는 주식이 적어 ‘품절주’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반도체(20.3%), 오브젠(21.9%), 삼기이브이(25.6%), 스튜디오미르(20.9%), 샌즈랩(24.7%) 등 올 해 장중 따상을 기록한 회사들의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은 모두 20% 수준이다.
보통 IPO 회사들의 유통 가능 비율이 30% 수준을 나타내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낮다. 꿈비의 경우 이 비율이 17.7%에 불과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투자에서 수급 요인이 더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소형 공모주 ‘과열’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온다. 꿈비의 경우 지난 10일 한 투자자가 20만 주를 모두 순매입하면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오브젠도 주가 급등으로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난 9일 지정되기도 했다. 오브젠은 이날 공모가 대비 3.2배 높은 5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