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슬램덩크처럼 팬덤 사로잡자"…네·카 '아티스트 웹툰' 키운다

네이버, 日그룹 딧슈 히트곡 웹툰화

K팝 넘어 J팝 팬까지 독자층 확대

하이브 BTS·엔하이픈 작품도 인기

카카오는 '메이브' 웹툰 20일 첫선

지분 투자 SM엔터와 협업 계획도

일본 록밴드그룹 ‘딧슈(DISH//)’의 노래를 웹툰화한 라인망가 작품 ‘오명후일(五明後日)’의 표지(왼쪽)와 딧슈 멤버 모습. 사진 제공=네이버웹툰일본 록밴드그룹 ‘딧슈(DISH//)’의 노래를 웹툰화한 라인망가 작품 ‘오명후일(五明後日)’의 표지(왼쪽)와 딧슈 멤버 모습. 사진 제공=네이버웹툰




네이버와 카카오가 K팝 아이돌 등 인기 아티스트를 주제로 한 웹툰 발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30년간 이어온 팬덤 파워를 바탕으로 만화에 이어 영화 흥행에 성공한 ‘슬램덩크’처럼 아이돌·아티스트의 글로벌 팬덤을 웹툰 독자층으로 흡수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아티스트 웹툰의 선두 주자인 네이버는 K팝에 이어 J팝(일본 대중가요) 팬까지 공략에 나섰고 지식재산권(IP) 확장을 위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나선 카카오도 아티스트 웹툰을 처음 선보이며 네이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네이버웹툰, 국내 이어 日서도 아티스트 협업 확대=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웹툰은 이달 1일 일본 인기 아티스트 ‘딧슈(DISH//)’와 협업해 만든 웹툰 ‘오명후일(五明後日)’을 현지 계열사 플랫폼 라인망가를 통해 공개했다. 딧슈는 일본의 대형 기획사인 스타더스트프로모션 소속의 4인조 록밴드그룹이다. 공영방송 NHK의 연말 가요 축제 TV프로그램 홍백가합전에 출연했고 멤버인 기타무라 다쿠미는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남자 주인공을 맡는 등 활발한 활동으로 다수의 팬을 거느리고 있다.

일본 록밴드그룹 ‘딧슈(DISH//)’의 노래를 웹툰화한 라인망가 작품 ‘오명후일(五明後日)’의 한 장면. 라인망가 유튜브 캡처일본 록밴드그룹 ‘딧슈(DISH//)’의 노래를 웹툰화한 라인망가 작품 ‘오명후일(五明後日)’의 한 장면. 라인망가 유튜브 캡처


이 같은 팬덤 파워를 바탕으로 웹툰 ‘오명후일’도 공개 첫날 라인망가의 ‘휴먼드라마’ 카테고리에서 인기 작품 2위에 올랐다. 오명후일은 재생 2000만 회를 넘은 동명의 히트곡을 웹툰화한 작품이다. 뮤직비디오의 웹툰 버전인 셈이다. 라인망가는 딧슈 측과의 추가 협업으로 뮤직비디오 제작도 함께할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의 J팝 협업은 지난해 남성 보컬그룹 ‘그린(GReeeeN)’의 노래 ‘자기혁명(自分革命)’을 웹툰화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사례다. 기존 K팝 협업으로 글로벌 한류 팬들을 공략하는 것을 넘어 해외 현지 아티스트 팬들까지 사로잡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네이버웹툰은 향후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남성 보컬그룹 ‘그린(GReeeeN)’의 노래를 웹툰화한 ‘자기혁명(自分革命)’. 사진 제공=네이버웹툰남성 보컬그룹 ‘그린(GReeeeN)’의 노래를 웹툰화한 ‘자기혁명(自分革命)’. 사진 제공=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아티스트는 MZ세대에 익숙한 웹툰을 통해 자기 곡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고, 웹툰 플랫폼 입장에서도 증명된 대중문화 팬덤을 독자층으로 유입시킬 수 있어 윈윈”이라며 “이미 국내에서 K팝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성공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J팝 등 해외 협업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이 하이브와 손잡고 만든 방탄소년단(BTS) 웹툰 ‘세븐페이츠: 착호’의 표지(왼쪽)와 작품 장면. 사진 제공=네이버웹툰네이버웹툰이 하이브와 손잡고 만든 방탄소년단(BTS) 웹툰 ‘세븐페이츠: 착호’의 표지(왼쪽)와 작품 장면. 사진 제공=네이버웹툰



◇하이브 소속 엔하이픈 등장 웹툰 조회 수 1억 돌파=앞서 네이버웹툰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1위 업체인 하이브와 손잡고 아티스트 웹툰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지난해 ‘세븐페이츠: 착호(방탄소년단·BTS)’ ‘다크 문: 달의 제단(엔하이픈)’ ‘별을 쫓는 소년들(투모로우바이투게더)’ ‘크림슨 하트(르세라핌)’ ‘다크 문: 회색도시(앤팀)’ 등 소속 아티스트를 주제로 한 웹툰 5편을 국내외 플랫폼 네이버웹툰(한국), 라인망가(일본), 웹툰엔터테인먼트(북미)에 연달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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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호랑이를 잡는 부대인 ‘착호갑사’를 모티브로 BTS 멤버 7인을 범 사냥꾼으로 등장시킨 ‘세븐페이츠: 착호’는 작품 공개 이틀 만에 글로벌 조회 수 1500만 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에 올린 조회 수로 네이버웹툰 작품 중 역대 최다 기록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6개 외국어 버전만 합산 누적 8000만 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엔하이픈 멤버 7인이 뱀파이어 소년으로 등장한 10대 로맨스물 ‘다크 문: 달의 제단’은 이달 1일 기준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억 회를 돌파했고 해외 7개 언어권에서 인기 순위 5위에 들었다.

네이버웹툰과 하이브가 협업한 웹툰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방탄소년단(BTS)의 ‘세븐페이츠: 착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엔하이픈의 ‘다크 문: 달의 제단’, 르세라핌의 ‘크림슨 하트’,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별을 쫓는 소년들’. 사진 제공=하이브네이버웹툰과 하이브가 협업한 웹툰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방탄소년단(BTS)의 ‘세븐페이츠: 착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엔하이픈의 ‘다크 문: 달의 제단’, 르세라핌의 ‘크림슨 하트’,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별을 쫓는 소년들’. 사진 제공=하이브


아티스트 협업은 웹툰 주제곡(OST)으로도 확장 중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부른 네이버 인기 웹툰 ‘연애혁명’의 OST ‘이젠 안녕’은 이달 22일 음원 플랫폼들에서 공개될 예정이며 앞서 BTS 멤버 정국이 직접 부른 ‘세븐페이츠: 착호’의 OST ‘스테이 얼라이브’는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들기도 했다. 네이버가 지분 교환 관계에 있는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협업해 만든 웹툰 OST 예능 ‘웹툰싱어’는 이달 17일부터 방영을 시작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넷마블 계열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공동 기획·제작해 지난해 데뷔 시킨 가상 걸그룹 '메이브(MAVE:). 멤버 마티(왼쪽부터), 제나, 타이라, 시우. 사진 제공=넷마블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넷마블 계열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공동 기획·제작해 지난해 데뷔 시킨 가상 걸그룹 '메이브(MAVE:). 멤버 마티(왼쪽부터), 제나, 타이라, 시우. 사진 제공=넷마블


◇카카오도 도전장SM엔터와 시너지 기대=후발 주자인 카카오도 게임사와의 협업을 통해 아티스트 웹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토리(웹툰·웹소설)와 미디어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넷마블 계열사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공동 기획·제작한 가상 걸그룹 ‘메이브(MAVE:)’가 출연하는 웹툰 ‘메이브: 또 다른 세계’를 20일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메이브는 지난달 데뷔 이후 가상 아이돌로는 최초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인 MBC ‘쇼! 음악중심’에 출연했고 18일에도 다시 한번 무대에 올랐다. 태생부터 픽션 요소를 갖춘 창작물인 만큼 웹툰 사업과의 연계도 비교적 유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감정의 자유를 찾아 미래에서 온 4명의 아이들이 지구에 불시착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아이돌 오디션에 참가해 걸그룹을 결성하고 미래를 바꾸는 전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툰 플랫폼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이달 연재 시작한 가상 아이돌 작품 ‘메이브: 또 다른 세계(왼쪽)’와 ‘소녀 리버스 비하인드’. 사진 제공=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툰 플랫폼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이달 연재 시작한 가상 아이돌 작품 ‘메이브: 또 다른 세계(왼쪽)’와 ‘소녀 리버스 비하인드’. 사진 제공=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는 최근 지분 투자한 SM엔터테인먼트와도 아티스트 협업을 벌일 계획이다. 하이브와의 SM엔터 인수 경쟁이 불붙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사업 연계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는 10일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의 웹툰·웹소설·캐릭터·굿즈 사업을 활용해 SM엔터의 IP 활용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엔터는 6일 아이돌 데뷔 예능 ‘소녀 리버스’를 웹툰화한 ‘소녀 리버스 비하인드’를 공개한 바 있다.

웹툰이 주요 해외 매출 수단인 만큼 이용자 확대를 위한 양대 플랫폼 사업자의 아티스트 협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네이버·카카오 플랫폼을 중심으로 웹툰을 넘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스토리를 활용하는 비즈니스가 확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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