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제약사는 식약처장과 '비공개 간담회'에서 어떤 건의를 했을까 [Why 바이오]

"WLA 등재 이후 참조국 확대 노력해달라"

참조국 확대 대상 선정 후 진행상황 공유도

기술력 한국이 앞서지만, 선진국으로 안 봐

"베트남 허가 과정에서 요구하는 자료 많아"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5일 제약업계와 진행한 신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화성=김병준 기자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5일 제약업계와 진행한 신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화성=김병준 기자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5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미약품(128940) 연구센터에서 제약업계와 진행한 간담회를 두고 어떤 내용이 오갔을지에 대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간담회는 한미약품·휴젤(145020)·대웅제약(069620)·휴온스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과 한국 화이자 등 외국계 제약사들이 참석한 채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됐다.



19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제약업계는 비공개 간담회에서 “'WLA(WHO Listed Authorities)' 등재 이후 참조국 확대에 노력해달라”고 식약처에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WLA 등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리나라 식약처를 우수 규제 기관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의약품 허가 등 규제를 적용 받을 때 한국의 규제를 적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아울러 WHO에서 인정해준 만큼 한국 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진출 국가들의 우호적인 심사도 기대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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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올 상반기 식약처가 WLA에 등재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순히 등재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등재 이후 식약처는 각국을 방문하며 한국을 참조국으로 인정해달라는 요청을 해야 한다. 간담회에 참석한 제약사 대표는 “참조국 우선 협력 국가를 선정해 추진하고 진행 상황을 업계와 공유해주길 희망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제약업계는 베트남 등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및 브라질·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참조국 확대를 요청했다. 모두 한국보다 시장 규모는 크지만 기술력 면에서는 한국이 우위를 갖고 있는 국가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해당 국가들에 대한 진출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한국이 기술력에서 앞서 있다 하더라도 해당 국가들은 한국을 100% 신뢰할 수 있는 국가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베트남에서 허가를 받은 한 제약사 관계자는 “베트남이 한국을 (미국·유럽과 같은) 선진국 대열로 보지 않기 때문에 허가 과정에서 요구하는 자료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 및 의약품 심사 시 속도감 있는 허가도 요청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인력 부족 문제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해외 공장 등에 대한 GMP 승인이 늦어진 부분이 있다”며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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