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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차량 소프트웨어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사용자의 결제 편의성을 높여 각종 콘텐츠나 자율주행 등 차량 소프트웨어 이용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특허청에 현대페이(Hyundai Pay) 상표권을 출원했고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현대페이 서비스를 통해 현대차 내부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한 하나의 통합된 지갑(wallet)을 적용하려 한다”면서 “서비스 도입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 고객이 차량 관련 결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카드를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예를 들어 차량 안에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와 마이 현대상품을 구매할 때 별도의 카드 등록 절차가 필요했다. 앞으로는 카드 등록 한 번만으로 다양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현대차의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현대페이 출시가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2025년부터 판매되는 모든 현대차그룹 차량을 언제 어디서나 기능이 업데이트되는 SDV로 바꾸겠다는 게 계획의 골자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소프트웨어업데이트(OTA)가 기본 적용될 예정이다. 고객이 서비스센터에 방문하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차량의 성능을 개선하고 원하는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고객이 원하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구독형(FoD) 서비스도 올해부터 일부 차종에서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이미 유료로 자율주행 등 차량 구독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현대차그룹도 간편결제 서비스와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각종 옵션의 구독 서비스 채택률이 30%까지 늘어나면 연간 서비스 부문 영업이익이 1180억 달러(약 1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현대차는 현대페이 출시를 발판으로 전자금융업에 공식 진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페이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맞지만 현대차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로 역할을 직접 수행하지 않고 제휴사를 통해 현대페이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PG를 아웃소싱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현대차가 직접 전자금융업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