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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KAIST 교수 "AI기술이 10단계라면 지금은 1단계…미래엔 인간 표정까지 읽고 소통"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서경DB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서경DB




“지금은 챗GPT가 글을 입력해 질문하면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답을 하지만 미래에는 인간의 표정을 눈치채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는 단계까지 진화할 것입니다.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가 결합한 가상 디지털 인간이 등장하고 널리 활동할 것이고요.”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21일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AI의 기술 단계가 10단까지 있다면 지금은 오픈AI나 구글 등이 맛보기로 1단 정도를 보여줬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반도체와 AI 융합 전문가로 손꼽히며 한화국방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장과 KAIST·삼성전자 산학협력센터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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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지금은 챗GPT가 GPT3.5 단계로 파라미터(딥러닝 인공지능망의 학습 변수) 개수가 1조 개”라며 “앞으로 GPT4.0(10조 개)을 넘어 10년 내 GPT5.0(100조 개) 단계까지 가면 그야말로 생성모델을 지나서 창의적인 모델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GPT5.0~10.0 단계가 되면 인간의 정신노동 대부분이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이렇게 되면 AI는 다중기능을 갖게 되는데 창의적인 작곡이 가능해지고 영화 영상을 따라 독창적인 시와 음악을 내놓을 정도로 성장한다. 인간과 AI 간 구분이 모호해지는 것이다.

김 교수는 미래에는 인간과 똑같은 개별 챗GPT 모델이 메타버스에 생길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인간에 비해 계산능력과 기억력이 좋고 죽지도 않는 디지털 가상 인간이 메타버스에서 활동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인간의 도덕·윤리·철학이 AI에 적용되도록 강화 학습을 통해 ‘순한 AI’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간이 AI의 학습과 판단의 제어 권한을 갖자는 것이다. 나아가 챗GPT가 내놓은 결과물에 대해 기존 저작권을 일부 인정할지, 저작권 면책이 필요한지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AI 능력을 키우려면 좋은 빅데이터 학습뿐 아니라 반도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능력을 100배쯤 키워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제언이다. 그는 “AI 반도체 능력이 뛰어날수록 AI가 실시간 데이터나 문서를 보고 인간의 생성 능력을 대체할 것”이라며 “디지털 전쟁의 핵심은 AI 반도체로 전환되면서 국가 간, 기업 간 AI 디바이드(격차)가 커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AI 투자나 인재 규모 면에서 미국·중국에 비해 각각 10%도 안 돼 격차가 크지만 AI 패러다임의 변화가 챗GPT를 통해 일어나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한글, 문화, 도덕·철학, 국가관에 기반한 챗GPT 등 한국형 AI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가 소프트웨어에서 약해 스마트폰·냉장고·TV·자동차 등에 필요한 컴퓨터 언어나 운영체제(OS), 컴퓨터 구조 등을 선도해 만든 게 없다. 시스템반도체 등 시스템 산업 경쟁력도 약하다”며 “하지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는데 디지털플랫폼 네이버와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이 살아남지 않았느냐”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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