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준공관리형(책준형)토지신탁에서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부동산 신탁사의 신탁계정 대여금이 자기자본의 44%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신탁사가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자신의 고유 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자금이 늘어날수록 신탁사의 재무 부담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분양 성과마저 저조할 경우 산업 평균 부채 비율 또한 84%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한국신용평가는 ‘시공사의 부실 위험이 부동산 신탁사로 전이될 경우 위험 수준 및 대응력’ 보고서에서 신탁사들이 시공사 등의 문제로 책임준공 의무를 지키지 못할 때 투입되는 추가 비용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한신평은 책준형 사업장 총 356곳(2022년 9월 30일 기준)을 대상으로 책임준공 기한이 1년 이내로 근접했음에도 공정률이 계획 대비 미비하고 분양 성과가 저조(엑시트 분양률 미달 또는 분양률 60% 미만)한 사업장을 ‘위험 사업장’으로 분류했다.
이 같은 조건하에 계획보다 공정률이 10%포인트 이상 미달(베이스 시나리오)될 경우 위험 사업장은 전체 책준형 사업장의 8.4%(30곳)를 차지했다. 잔여 사업비는 20% 상승할 것으로 가정됐다. 신탁사들은 책임준공 의무 이행을 위해 신탁계정 대여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기자본의 29% 수준까지 신탁계정 대여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 가운데 20%의 대손이 발생하면 부채 비율이 지난해 9월 기준 20%에서 52%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공정 미달률을 5%포인트 이상(스트레스 시나리오)으로 넓히면 위험 사업장은 12.9%(46곳)로 확대됐으며 잔여 사업비도 30%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신탁계정대 발생은 자기자본의 44% 수준까지 올랐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분양 성적마저 저조해 신탁계정대의 50%만큼 대손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부채 비율은 84%까지 치솟았다.
여윤기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한다고 가정하고 책준 기한 1년 이내의 사업장만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비우호적인 부동산 경기가 장기화하면 재무 부담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