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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경영진 사퇴 '배수진'…하이브, 이수만 지분 인수 앞당겨

내달 31일 주총 개최…SM측 이사후보 11명 추천

현금배당도 6배 늘린 1200원…주주들 표심 잡기

하이브, 이수만 지분 대금 납부로 M&A 결심 굳혀





하이브(352820)가 인수를 추진중인 SM엔터테인먼트의 현 경영진이 전격 사퇴하고 이사회 과반으로 사외이사를 확대하는 혁신안을 발표하며 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에 나선다. 카카오(035720)와 연합한 에스엠(041510) 현 경영진은 현금배당도 지난해 6배인 1200원으로 대폭 늘려 소액주주와 기관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하이브는 이수만 에스엠 전 총괄프로듀서의 지분을 22일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사들이며 1대주주로 올라서 인수 의지를 재확인해 에스엠 경영권 쟁탈전은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에스엠 경영진은 이날 장 마감 후 "하이브의 적대적 M&A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이같은 이사회 쇄신과 배당 확대를 뼈대로 하는 정기 주총 안건을 발표했다. 카카오·에스엠 현 경영진·얼라인파트너스 연합과 하이브·이수만간 동맹이 새 이사진 선임을 놓고 격돌하는 주총은 내달 31일 개최된다.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에스엠의 기존 이사진은 모두 물러났기로 했다. 이수만 체제의 탈세 의혹 등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연임을 포기했다. 그러면서 에스엠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을 55%로 확대하고 여성 이사 후보는 36%로 제안했다. 지배구조 전문가도 2인 이상 후보에 포함시켰다.



특히 에스엠 경영진은 신임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에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와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글로벌전략 부사장을 추천해 카카오·얼라인과 연합해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내이사 후보에는 장철혁 에스엠 최고재무책임자(CFO)·김지원 마케팅센터장·최정민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장을 제안했다. 장 CFO는 스킨푸드·동아탱커에서 CFO로 근무한 회계·세무·M&A 전문가다. 김 센터장은 20년 이상 에스엠의 홍보·마케팅을 담당했으며 최 센터장은 A&R·퍼블리싱팀을 거쳐 에스엠의 해외 사업을 담당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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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후보에는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김태희 법무법인 평산 변호사·문정빈 고려대 경영대 교수·민경환 블로코어 파트너·이승민 피터앤김 파트너 변호사·조성문 차트메트릭 대표 등 6인이 이름을 올렸다.

SM엔터는 또 전자투표제 도입과 내부거래위원회 및 보상위원회 설치·준법지원인 선임도 제안했다.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에서 선출하고,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로만 구성하도록 해 이사회 독립성도 강화시킨다. 배당은 지난해 주당 200원에서 1200원으로 6배나 늘리며 주총 표대결에 대비했다. 에스엠 관계자는 “지배구조 및 기업가치 훼손 문제의 장본인인 이수만 전 총괄이 주주제안을 하는 것은 매우 역설적인 상황”이라며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을 정조준했다. 에스엠측은 “기업과 주주 간 이해상충 문제가 있고, 하이브의 정관 변경 안건에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브는 이날 예정보다 일찍 이 전 총괄의 지분 14.8%에 대한 대금을 납부하고 주식을 취득했다. 하이브의 에스엠 지분 취득 예정일은 당초 다음 달 6일이었으나 예정보다 일찍 대금을 납부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가요계에서는 이를 두고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 의지를 강조하고 본업의 모멘텀도 받쳐준다는 증권가의 평가가 나온면서 주가는 이날 3.08% 상승한 18만 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하이브 인수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장중에 나오면서 에스엠은 1.94% 내린 12만 110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카카오와 연합한 에스엠 현 경영진이 장 마감 후 강력한 경영권 수성 의지를 보여 양측간 경영권 쟁탈전에 대한 관심은 23일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에스엠 경영진이 현금 배당을 늘린 것은 주가에 부담이 될 전망이지만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는 양상은 주가를 지지하는 요소로 분석된다.

이날 서울동부지법은 이 전 총괄이 SM엔터를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의 첫 심문 기일을 열었다. 이 전 총괄 측은 이번 사안을 외부 세력과 짜고 자신을 부당하게 몰아내려는 경영권 분쟁이라고 주장했고 SM엔터 측은 건전한 경영 판단을 이 전 총괄이 무력화하고 있다고 맞섰다.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하면 카카오와 에스엠 경영진간 협력이 탄력을 받게 되고, 수용할 경우 카카오의 에스엠 지분 취득 계획이 무산돼 하이브가 경영권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한동희 기자·김남명 기자·이충희 기자·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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