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회사채보다 위험 낮고 수익 높은 美지방채…5% 수익률 달성"[시그널人]

■다니엘 클로즈 누빈운용 지방채 총괄 인터뷰

미 지방정부, 도로·수도 건설 위해 채권 발행

"인프라는 독점 사업…부도율 낮고 수익률 높아"

"연준, 3월과 5월 두 차례 금리 올릴 것"

다니엘 클로즈(Daniel J. Close) 누빈자산운용 지방채 총괄. 오승현 기자다니엘 클로즈(Daniel J. Close) 누빈자산운용 지방채 총괄. 오승현 기자




지난해 급등했던 금리가 올 들어 다소 진정세를 나타내자 채권의 투자 매력도가 올라서고 있다. 금리와 역상관 관계인 채권 가격은 지난해 큰 폭 하락했지만 금리 상승세가 둔화된 올해부터 수익성이 돋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큰손 기관들을 중심으로 채권을 찾는 수요가 늘자 그간 활동폭을 좁혔던 해외 운용사들이 한국을 부쩍 찾기 시작했다.



최근 방한한 다니엘 클로즈 누빈자산운용 미국 지방채 총괄은 지난 6일 서울경제신문 시그널과 한 인터뷰에서 "지난달 누빈 지방채 펀드의 1개월 단순 수익률은 5%에 달했다"면서 "신용이 좋고 금리가 높은 미국 지방채 투자 수요가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전체에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누빈자산운용은 미국 대형 연기금인 교직원연금기금(TIAA) 산하 회사다. 부동산과 채권을 중심으로 현재 약 1조1000억 달러(1426조 원) 자금을 운용 중이다. 특히 미국 지방채 관련 리서치 인력만 25명을 꾸린 이 분야 글로벌 최대 운용사다. 지방채 펀드를 통해 중장기 수익 모델을 제시하면서 국내 연기금이나 보험사에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다니엘 클로즈 총괄은 "미국 전역에는 지방채를 발행하는 지방정부 등 공공기관이 5만개 가량 있다"면서 "누빈 펀드는 한 개의 지방채 자산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2~3%를 차지하도록 분산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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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지방 정부가 직접 채권을 발행해 지역의 도로, 다리, 수도, 전기 등 공공시설을 짓는 사례가 많다. 누빈은 이중 예상 부도율이 낮은 채권을 선별해 투자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구조의 펀드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니엘 클로즈 총괄은 "과거 50년 통계를 보면 A등급 지방채가 A등급 회사채보다 부도율은 낮지만 금리는 0.5%포인트 정도 높았다"면서 "지방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시설은 해당 지역 내 독점적 사업자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매년 발표하는 미국 부도 지방채 회수율은 달러당 70센트 수준으로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올 상반기 중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장기 물가 상승률이 서서히 낮아지는 것을 전제로 현 시점의 채권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실제 이날 공개된 미 연방준비제도의 의사록에서 거의 모든 참석자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데 동의했고, 일부는 0.50%포인트 인상을 요구했다.

다니엘 클로즈 총괄은 "연준이 3월과 5월 기준 금리를 최소 0.25%포인트씩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 정도면 미국에서도 적정 수준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국 지방 정부의 기초 체력은 좋아지고 있고 과거 대비 채권 수익률은 높아진 상황"이라며 "기준 금리가 장기적으로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는 지금이 미국 지방채 투자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상당히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그는 평가했다. 약 900조 원 자산을 굴리는 국민연금이나 300조 원 규모 한국투자공사(KIC)를 필두로 국내 다수의 연기금, 공제회들이 다양한 투자처 발굴에 속도를 내면서 해외 운용사들과 접점도 늘어나는 추세다.

누빈자산운용 역시 2021년 서울에 사무소를 내고 한국 기관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투자자들은 펀드가 구성하는 투자 자산이나 예상되는 위험 지표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분석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라면서 "누빈이 해외에 판매하는 미국 지방채 펀드의 3분의 2가 아시아권역에서 소화되는데 이중 한국 기관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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