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012330) 노동조합이 “현대차(005380)·기아(000270)와 똑같은 특별 격려금을 지급해달라”며 서울 본사 회의실을 7일째 점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성과급은 전년도 실적에 기반해 구성원들과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사측이 자발적으로 지급하는 것인데 노조의 ‘생떼’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모비스위원회 소속 대의원 3~4명은 17일부터 서울 강남구 본사 23층의 사장실 옆 회의실에서 숙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회사가 지급한 특별 격려금 300만 원이 적다며 현대차처럼 ‘400만 원+주식’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날 오전에는 울산·창원·진천 사업장 조합원 100여 명이 전세버스를 타고 상경해 본사 1층 로비에서 파업가 등을 부르며 1시간 넘게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20일 지난해 말 지급한 성과급 외에 특별 격려금 3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매출이 처음으로 50조 원을 돌파한 점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지급한 300만 원을 반환하겠다”며 반발한다. 노조는 지금까지 ‘2사 1노조, 동일 임금’ 원칙에 따라 현대차와 똑같은 임금과 성과급을 받아온 만큼 특별 격려금도 현대차가 지급한 규모와 같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업계는 이 같은 노조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한다. 특별 격려금은 임금 및 단체 협상 사안이 아니며 개별 기업의 경영 실적에 따라 회사가 자발적으로 지급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무조건 동일한 액수를 달라’는 노조의 몽니가 반복되면 산업 현장의 성과주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급은 말 그대로 성과가 있어야 지급하는 것”이라며 “같은 그룹사라 해서 모두 같은 액수를 지급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400만 원과 주식을 특별 격려금으로 지급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47%, 43% 늘었지만 현대모비스는 0.7% 줄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도 2020년 5.0%, 2021년 4.9%, 2022년 3.9%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반도체 공급 차질, 원자재와 물류 비용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친 결과다. 여기에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전환에 대비하기 위해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 등에 3년간 1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현대모비스 측은 “특별 격려금은 노조와의 협의 사안이 아니다”라며 “직원 격려 차원에서 특별 격려금을 지급했는데 노조가 현대차와 똑같은 규모를 요구해 난감한 상황”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