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은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인 뇌혈류차단기(WEB·Woven EndoBridge) 삽입술 100례를 달성했다고 23일 밝혔다.
뇌동맥류는 뇌동맥의 벽이 약해져서 혈관벽이 꽈리처럼 돌출하는 병이다. 국내의 경우 전체 인구의 2~5%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졌는데, 모든 뇌동맥류가 치료 대상은 아니다. 뇌동맥류의 크기와 위치, 모양, 환자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뇌동맥류가 파열되어 뇌출혈을 일으키면 의식장애와 반신마비를 초래하고 자칫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뇌동맥류 파열을 막는 방법은 클립결찰술, 코일색전술 등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클립결찰술은 두개골을 열고 뇌동맥류를 클립으로 묶는 방식이다. 코일색전술은 사타구니 부근 동맥 혈관에 가느다란 도관을 넣고 그 안에 얇은 미세관을 뇌동맥류까지 이동시킨 후 코일을 넣어 혈류가 흐르지 않게 한다.
WEB 삽입술은 코일색전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치료법이다. 코일색전술이 백금으로 만들어진 코일 여러 개를 뇌동맥류 안에서 엮어 실타래와 같은 형태로 만든다면, WEB 삽입술은 바스켓 모양의 WEB 하나를 뇌동맥류 안에 안착시킨다. 코일색전술에 비해 시술이 간단하고 소요시간이 짧다는 장점을 갖췄다.
WEB 삽입술의 대상은 T자 모양으로 갈라진 분지부 혈관에 생긴 뇌동맥류다. 분지부 뇌동맥류는 대부분 경부가 커 코일색전술을 적용하면 스텐트가 많이 쓰이고 시술부위 입구가 넓어 코일을 혈관에 안착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WEB을 뇌동맥류 안에 안착시키면 스텐트 사용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박근영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모든 뇌동맥류가 치료 대상이 아닌 만큼 치료를 결정하는 의사의 전문성이 중요하다”며 “세브란스 뇌혈관팀은 의사 개인이 치료 여부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의료진이 모여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환자 개인에 최적화된 치료를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