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세가 전년 동월 대비 6조 8000억 원 덜 걷혔다. 동월 기준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올해 국세 수입 전망치 대비 실적을 보여주는 진도율도 10.7%에 그쳐 2005년 이후 최저치로 집계됐다. 경기 둔화와 고용 위축·소비 활력 저하 등 악재만 산적한 상황이라 올해 나라 곳간 사정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1월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국세 수입은 42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조 8000억 원 감소했다. 동월 기준 역대 최대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소득세는 8000억 원, 법인세와 부가가치세가 각각 7000억 원, 3조 7000억 원 감소해 3대 세목 모두 부진했다.
부동산·주식 등 얼어붙은 자산 시장의 여파가 세수 여건에 고스란히 옮겨 붙었다. 줄어든 소득세의 경우 부동산 거래량 감소로 양도소득세가 1조 5000억 원 급감한 영향이 컸다. 증권 거래 대금이 줄며 증권거래세가 4000억 원 줄었고, 상속·증여세는 3000억 원 덜 걷혔다. 자산 관련 세 수입만 2조 2000억 원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한 세정 지원에 따른 영향까지 반영돼 세수 감소 폭이 커졌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지난 2021년 하반기 중소기업 중간예납 납기연장에 따라 분납세액 일부가 당초 2021년 10월에서 지난해 1월로 3개월 늦게 걷힌 바 있다. 이에 따른 조치로 지난해 1월 법인세가 더 걷힌 영향에 지난달 법인세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부가가치세 역시 집합금지 업종 개인사업자 등에 대한 세정 지원에 따라 2022년 1월로 세수가 이연되며 올해 실적이 부진해 보인다는 게 기재부 입장이다.
정부는 이 같은 기저효과 영향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세수 감은 1조 5000억 원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도율이 10.7%로 2005년(10.5%)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점은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정부 예상보다 세금이 덜 걷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 상반기를 중심으로 경기 둔화 흐름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의 세입 전망도 좋지 않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올해는 작년, 재작년과 달리 세수 여건이 상당히 타이트(tight)한 상황이며 세입 여건이 상당히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올해는 경기 흐름과 동일하게 세수도 '상저하고'가 예상돼 1분기 세수가 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