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0% 가까이 급락하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국내 게임 상장지수펀드(ETF)가 올 들어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중국 시장 개방 및 신작 기대감에 힘입어 반등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월 20~24일) 국내 주식형 ETF 수익률 상위 10개 중 5개가 게임 관련 종목이다. 특히 ‘TIGER KRX 게임 K-뉴딜’의 주간 수익률은 3.49%로 ‘KODEX보험(5.43%)’에 이어 2위를 달렸다. 또 ‘KODEX게임산업(2.24%)’ ‘TIGERK게임(2.20%)’ ‘HANAROFnK-게임(2.15%)’ ‘KBSTAR 게임테마(1.81%)’ 등이 각각 순서대로 5~7등, 9등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같은 기간 1.13% 하락한 바 있다.
게임 ETF는 최근 1년간 29.1% 급락해 전체 15개 ETF 테마 중 인터넷(-44.6%) 다음으로 높은 손실률을 기록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 실적 부진까지 겹친 것이 이유다. 넷마블(251270)과 컴투스(078340)는 지난해 상장 후 첫 연간 적자를 냈다. 데브시스터즈(194480)·위메이드(112040)도 수백 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1년여 만에 적자 전환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게임주 시가총액 상위 9곳 중 4곳이 지난해 4분기 실적 예상치를 밑돌았다. 엔씨소프트(036570)(NC)나 카카오게임즈(293490) 등 연간 기준으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낸 곳들도 4분기에는 고전했다.
이달 들어 게임 ETF 수익률이 오른 것은 중국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한령 5년여 만인 지난해 12월 말 한국 게임 7개에 판호(현지 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했다. 중국의 게임 규제도 완화되는 추세다. 중국 정부는 대형 게임사 견제 차원에서 텐센트·넷이즈에 1년 넘게 판호를 내주지 않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4개월 연속 판호를 발급했다.
실적 개선을 이끌 대형 신작들이 다수 출시 예정인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신작이 없던 엔씨는 상반기 중 아마존게임즈와 손잡고 콘솔·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를 출시한다. 아마존게임즈와의 협업 소식에 엔씨 주가는 발표 당일인 23일 2.84% 뛴 45만 2500원에 마감했다. 넷마블·컴투스·위메이드·네오위즈 등도 올해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대형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 또한 1월에 비해 2·3월 긴축 완화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게임주들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