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미래 먹거리"…'펫 푸드'로 눈돌리는 식품기업

저출산·고령화에 성장 한계

펫푸드시장 4년새 20% 커져

대상그룹 '대상펫라이프' 설립

SPC·BBQ 등도 신사업 본격화

소노펫의 ‘띵킹독(Thinking Dog)'에서 강아지가 식사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소노펫클럽앤리조트소노펫의 ‘띵킹독(Thinking Dog)'에서 강아지가 식사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소노펫클럽앤리조트




국내 반려동물 가구가 크게 늘면서 펫푸드 사업에 문을 두드리는 식품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인구 구조가 저출산·고령화 추세로 본격 들어서면서 성장 한계에 직면하자 펫푸드를 새로운 활로로 삼고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이미 시장을 장악한 수입제품과의 경쟁 등이 난제로 작용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통 식품 대기업들이 펫푸드를 사업 목적에 잇따라 추가하거나 파일럿 프로젝트로 접근했던 펫푸드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고 있다. 대상홀딩스는 지난 23일 대상펫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SPC삼립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사료제조, 판매·유통 및 수출입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제네시스BBQ는 2018년 펫푸드 시장 진출을 검토 단계에 올렸다가 4년 만에 본격화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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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들의 이 같은 행보는 저출산·고령화와 반려 동물 가구 증가라는 인구 및 가족 구조 변화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해 합계 출산율은 1년 만에 다시 0.03명이 줄어 0.78명을 기록했다. 2018년 처음으로 1명 밑으로 떨어진 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당연히 유아동을 위한 분유, 우유 등의 소비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실버 푸드, 메디 푸드 등을 대안으로 내놓고는 있지만 인구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 자체가 식품업계에 위협적이다. 이에 관련 업체들은 새로운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주목하고 있다. 반려동물 식품의 경우 일반 식품과 제조 과정이 크게 다르지 않아 식품업계 입장에서는 손쉽게 검토할 수 있는 신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는 약 1조 1803억 원으로 2020년 9973억 원보다 18.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커머스 지마켓 관계자는 “올 1~2월 반려묘 간식 판매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늘었고 반려견 우유는 111% 증가했다”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발톱 관리 용품, 미용 용품, 간식 등으로 제품군도 다양화·세분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업이익 등 수익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일찌감치 2017년 펫푸드 사업에 진출한 하림은 시장 진출 5년 만에 겨우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해 펫 사업에 진출한 GS리테일도 4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수입 제품에 비해 아직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현재 국내 펫푸드 시장은 수입 제품에 70%나 편중돼 있다. 먹거리의 경우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 제품 역시 건강 문제와 직결되는 특성상 시장에서의 신뢰를 단기간에 쌓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들이 신제품을 선뜻 구매할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너도나도’ 펫 사업에 뛰어들면 초반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펫푸드 생산 역사가 오래된 수입 제품은 품질 경쟁력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믿음을 이미 확보했고 규모의 경제로 가격 경쟁력도 유리하다”면서 “펫푸드 사업이 포화된 상황에서 정교한 포지셔닝과 타깃팅 없이 무턱대고 시장에 진출했다가는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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