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값싼 '나트륨 배터리'로…中 저가 전기차 장악하나

시하오, 시험용 경형 전기차 공개

리튬보다 40% 싼 나트륨전지 탑재

출력·주행거리 떨어지지만 '가성비'

상용화 땐 도심형·단거리서 경쟁력

중국 장화이자동차(JAC)가 폭스바겐과 합작한 브랜드 '시하오'의 경형 전기차 'E10X'. 사진 제공=JAC중국 장화이자동차(JAC)가 폭스바겐과 합작한 브랜드 '시하오'의 경형 전기차 'E10X'. 사진 제공=JAC




중국 자동차 업계가 가격이 저렴한 ‘나트륨 배터리’를 전기차에 적용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상용화까지는 아직 과제가 남았지만 중국산 전기차가 나트륨 배터리를 앞세워 저가 전기차 시장의 장악력을 높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장화이자동차(JAC)는 나트륨 배터리를 탑재한 시험용 전기차 E10X를 최근 공개했다.

전기차 E10X는 JAC와 폭스바겐이 합작한 ‘시하오’ 브랜드가 선보인 경형 전기차다. ‘하이나(HiNa) 배터리’가 개발한 나트륨 배터리를 적용했다. E10X는 25㎾h(킬로와트시) 용량의 배터리를 얹어 1회 충전 시 최대 250㎞를 주행할 수 있다.



나트륨 배터리는 리튬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는 기존 배터리보다 가격이 30~40% 저렴하다. 나트륨은 리튬보다 매장량이 많고 채굴과 생산도 쉽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원소의 비율을 보면 리튬은 0.006%에 불과하지만 나트륨은 2.63%다. 나트륨이 리튬보다 450배 더 많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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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에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저온에서의 에너지 유지 능력이 뛰어난 것 역시 나트륨 배터리의 또 다른 장점이다.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 판매 단가의 40%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나트륨 배터리를 채택할 경우 차량 가격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반면 나트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도하는 삼원계 배터리만큼의 출력과 주행거리를 낼 수 없다. 삼원계 배터리는 리튬을 기반으로 니켈·코발트 등을 배합한 배터리를 뜻한다.

낮은 에너지 밀도 탓에 업계는 나트륨 배터리가 상용화 단계에 이를 때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본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나트륨 배터리가 상용화 돼 고객 판매가 시작되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 말했다.

다만 도심형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길 필요가 없는 만큼 향후 중국 업계가 나트륨 배터리를 앞세워 저가 전기차 시장의 장악력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전기차 시장 조사 업체 아다마스 인텔리전스는 나트륨 배터리가 저비용, 단거리 도심형 전기차나 버스 시장에서 리튬 배터리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배터리·완성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나트륨 배터리의 활용 가능성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CATL은 2021년 1세대 나트륨 배터리를 개발한 뒤 올해 에너지 밀도를 높인 차세대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오른 비야디(BYD)가 올해 선보일 신형 전기차에 나트륨 배터리를 탑재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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