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 연동제가 통과 됐지만 부수적인 시행령을 만들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중기중앙회장을 세 번 맡으면서 세세한 내용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임기 때 관련 법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김기문(69) 중소기업중앙회장(제이에스티나(026040) 대표)이 729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기중앙회장으로 네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중기중앙회장은 경제5단체장 중 하나로 부총리급 의전을 받는 등 막강한 영향력으로 일명 ‘중통령’(중소기업 대통령)으로 불린다. 김 회장은 직전 회장을 맡아 임기를 마친 후 이번에 다시 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회장은 4년의 새로운 임기동안 납품단가 연동제·가업 승계 제도 등 이전 임기 때 이뤄낸 성과의 완성도를 높이고, 국내 중소기업계를 일본과 독일을 뛰어넘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중기중앙회를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8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제61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단독으로 입후보한 김 회장을 만장일치로 제27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날 총회에는 업종별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정회원 364명(선거인 581명)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제23·24대(2007년~2014년), 제26대(2019년~현재)에 이어 네번째로 중기중앙회장직을 역임하게 됐다. 중기중앙회장 임기는 한 차례 연임만 가능하지만, 중임 회수 제한은 없다.
김 회장은 “이번 연임은 회원 분들이 지난 임기 4년과 과거 8년의 노력을 믿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4년 동안 업계와 소통하며 △중소기업은 글로벌 전문기업 △협동조합은 중소기업 성장 플랫폼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 정책지원 메카로 만든다는 공약을 실천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건을 비틀어 버리면 법이 쓸모없어지는 것을 많이 경험해 왔기 때문에 납품단가 연동제 관련법을 수정하는 등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인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에 성공했고, 중기중앙회장으로 총 12년간 쌓은 네트워크로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각종 정책에 반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12년 간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누구보다 중소기업의 현실을 잘 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우선적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그는 “이제는 범용 기술과 범용 상품을 가지고 일본이나 독일 중소기업을 뛰어넘을 수 없다”며 “우리 중소기업을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중기중앙회를 성장 플랫폼이자 중소기업의 정책적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1955년 충청북도 증평 출신인 김 회장은 1988년 시계·주얼리 제조 중견기업인 제이에스티나(옛 로만손)를 창업했다. 이후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01년 철탑산업훈장, 2013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중기중앙회는 이날 정기총회에서 2023년도 중기중앙회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안 확정과 함께 비상임 부회장 5명과 비상임 이사 19명도 신규 선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