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상장된 쿠팡(쿠팡Inc)이 지난해 4분기 흑자를 내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연 매출도 사상 최대인 26조 원으로 집계됐다.
쿠팡이 1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신장한 7조2404억원(53억 2677만 달러·분기 환율 1359.26)으로 첫 분기 매출 7조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1133억 원(8340만 달러)으로 지난 3분기 1037억원(7742만 달러)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1000억 원대 영업흑자를 냈다. 당기순이익은 처음으로 1억 달러 선을 돌파하며 1387억 원(1억 206만 달러)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4분기 각각 영업 손실(4692억원)과 당기순손실(4791억 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흑자 전환 성공한 것이다.
2분기 연속 영업 흑자와 매출 성장에 힘입어 쿠팡은 지난해 연매출 26조 5917억 원(205억 8261만 달러·연 환율 1291.95)를 거둬 전년(21조 646억 원)보다 26% 늘어난 사상 최대 연 매출을 경신했다.
지난해 실적은 사상 최대·연속 흑자 같은 기록 외에도 ‘내실 부분’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보여줬다. 연간 영업 적자 규모는 1447억 원(1억 1201만 달러)으로 전년(1조 7097억 원)의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조정 에비타(EBITDA·상각전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4925억 원(3억8121만 달러)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조정 에비타는 영업 활동만으로 번 실제 사업의 순수 현금 흐름을 보는 지표다. 이 외에도 쿠팡의 지난해 매출 총 이익(매출에서 원가를 뺀 이익)은 6조849억 원(47억 987만 달러)으로 지난해보다 60% 늘었다.
한편 2022년 말 기준 쿠팡의 활성 고객(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고객)은 1% 신장한 1811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1인당 고객 매출은 40만 원(294달러)으로 4% 증가했으며 쿠팡의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 수는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한 1100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900만 명)과 비교해 200만 명 늘어난 수치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은 이번 실적과 관련해 추가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의장은 “아직 국내 유통 시장은 오프라인 중심이며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이라며 “고객에게 더 다양하고 낮은 가격, 특별한 서비스로 더 좋은 대안을 만들 것이며, 고객이 ‘와우’할 수 있는 새로운 순간을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 시장에서 아직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만큼,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소비자에게 익숙했던 ‘e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더 나아가 오프라인까지 포함하는 유통기업으로 포지셔닝과 관련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 시장은 602조원(4660억 달러) 규모로 쿠팡의 매출 비중은 4.4%에 불과하다. 유로모니터는 유통시장이 2026년까지 700조 원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점유율이 아직은 낮은 편인 쿠팡 입장에서는 여전히 확장 여지가 있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는 “지난해 1분기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부문에 이어 2분기엔 전체 연결 사업의 조정 에비타 흑자를 달성했고, 3분기 당기순이익 흑자에 이어 4분기에도 기록적인 순이익과 매출총이익, 조정 에비타를 달성했다”며 “방대한 유통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에게 ‘와우’ 순간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