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벽녘 불청객 '변이형 협심증' 발병기전 첫 규명…"난치병 치료길 열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양한모 교수 연구팀

줄기세포 역분화 기술 이용해 혈관이상 기전 밝혀

혈관 평활근세포의 정상 수축기전(위쪽)과 변이성 협심증 환자의 과도한 수축기전 비교. 사진 제공=서울대병원혈관 평활근세포의 정상 수축기전(위쪽)과 변이성 협심증 환자의 과도한 수축기전 비교.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급사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질환임에도 베일에 쌓여있었던 '변이형 협십증'의 발병 원인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밝혀졌다.

김효수·양한모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줄기세포 역분화 기술을 이용해 변이형 협심증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변이형 협심증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전형적 협심증과 달리, 관상동맥 자체에 경련이 일어나 심근 혈류가 저하되는 질환이다. 주로 새벽이나 아침에 가슴통증(흉통)이 생기고 특히 술을 마실 경우 그 다음날 새벽 통증이 악화된다는 특징이 있다. 취침 전 혈관확장제를 제대로 투여하지 않으면 새벽동안 급사할 수 있는 치명적 질환이지만 실제 관상동맥을 채취해 실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보니 정확한 발생기전이 연구된 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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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변이형 협심증 환자의 말초혈액 속 단핵구를 이용해 역분화 만능줄기세포를 만든 후 이를 다시 분화시켜 관상동맥 평활근세포와 내피세포를 획득했다. 원시 줄기세포를 이용해 체내 혈관을 체외에서 구현하고 인위적으로 변이형 협심증을 유발한 다음 과정을 관찰한 것이다.

혈관수축 유도제를 투여한 결과 변이형 협심증 환자군의 평활근세포에서 강하고 연속적인 수축이 일어나며 정상인 군과 차이를 보였다. 변이형 협심증 환자군의 세포 내 칼슘 농도는 정상인 군보다 2배 이상 높았고 칼슘 농도 증가 반응이 1회에 그친 정상인 군과 달리 2회 이상 일어났다.

연구팀은 체내 칼슘 조절을 담당하는 '서카2'(SERCA2a) 단백질이 협심증 환자군의 세포 소포체 부위에 누적되어 있다는 차이점을 포착했다. 서카2 단백질이 누적되어 대량의 칼슘이 세포 내로 유입된 결과 강하고 연속적인 평활근세포 수축 반응을 일으켜 변이형 협심증 증세를 유발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김효수 교수는 “줄기세포 역분화 및 분화 기술로 혈관 이상현상의 원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향후 재발성 암과 고령 환자의 근감소증, 심부전 등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 리서치'(Biomaterials Research) 최근호에 발표됐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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