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이마트, 1시간 일찍 문 닫는다…소비·유통환경 '변화의 시간'

내달 3일부터 오후 11시→10시

편의점·e커머스 등에 무게 쏠려

야간 방문 ↓ 소비패턴 변화 반영

운영 효율화로 상품경쟁력 강화





이마트(139480)가 4월 3일부터 전국 점포의 영업 종료 시간을 종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한 시간 앞당긴다. 야간 방문객이 점점 감소하는 상황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시간대에 더 힘을 싣고 직원들의 근로 환경도 개선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야간 활동이 점점 축소되는 사회적 추세 및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늦은 저녁과 이른 아침 시간대 유통 채널의 무게중심이 편의점·새벽배송 등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영업 시간의 ‘선택과 집중’으로 운영 및 비용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온·오프라인을 불문한 유통시장의 경쟁 심화 속에 국내 점포 수 1위 이마트의 이번 결정이 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마트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마트는 올해 4월 3일부터 전국 점포 136곳 중 132곳의 운영 시간을 오전 10시~오후 10시로 변경한다고 2일 밝혔다. 야간 방문객과 유동 인구가 많은 왕십리·자양·용산·신촌점 네 곳은 오후 10시 30분까지 문을 열고 대형 행사 때는 전 점포의 영업 시간을 유동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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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마트들은 10년 넘게 ‘오전 10시 오픈, 오후 11시·자정 폐장’을 이어왔다. 1993년 이마트 창동점 오픈 이후 대형마트가 확산하며 한때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기도 했다.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시행으로 심야(자정~오전 10시) 운영이 금지되면서 업계의 영업 종료 시간은 오후 11시 또는 자정으로 굳어졌다.

이번 조치는 점포 운영의 효율화를 위한 것으로 변화한 생활 방식을 반영했다. 주 52시간 근무가 정착되고 일과 자기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가치관의 확산으로 퇴근 시간이 빨라짐에 따라 마트를 찾아 장을 보는 시간대도 앞당겨진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하루 매출에서 오후 10시 이후 발생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4.4%에서 2022년 3.0%로 줄었다. 반면 오후 2~6시 고객 집중도는 높아졌다. 2020~2022년 평일 일 매출의 40%가 오후 2~6시에 나왔고 주말에는 그 비중이 절반에 육박했다.

비용의 효율화, 즉 ‘수익성 관리’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온라인 커머스의 확산으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의 입지가 줄어든 데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심야 수요는 편의점과 배달 플랫폼에, 새벽 및 이른 아침 수요는 새벽·신선배송에 특화한 e커머스에 흡수됐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 업체 연간 매출 동향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5.7%를 기록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편의점 3사(GS25·CU·세븐일레븐, 16.0%)에 밀렸고 지난해에는 각각 14.5%, 16.2%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에 이마트는 ‘마트 수요’가 높은 오후 2~6시를 적극 공략해 상품 라인업과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영업 시간 조정으로 아낀 전기·가스료 등 비용도 이 부분을 보완하는 데 쓰기로 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고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를 기반으로 서비스 질을 높이고자 영업 시간 조정을 시행한다”며 “고객과 임직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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