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7개월 만에 800선을 돌파했다. 최근 코스피가 글로벌 긴축 기조 불확실성 등 거시 지표의 영향으로 횡보하는 사이 투자 자금이 코스닥의 유망 종목에 대거 몰린 까닭이다. 전기차 수혜 기대에 2차전지주가 지수 전반을 끌어올린 가운데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 소식에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제약도 강세로 돌아서면서 힘을 보탰다.
3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5.23포인트(1.93%) 상승한 802.42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닥지수가 8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31일(807.04)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71포인트(0.73%) 오른 792.90에 출발해 점차 상승 폭을 키웠다. 외국인투자가가 2267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821억 원, 14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날 상승세는 2차전지주가 견인했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이날 전일 대비 14.03% 급등한 18만 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수주 소식을 전했던 엘앤에프(066970)는 3.19%, 에코프로(086520)비엠의 모회사 에코프로는 8.91%, 천보(278280)는 9.02% 각각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시총(17조 8096억 원)은 코스피 시총 18위인 포스코케미칼(17조 7391억 원)까지 넘어섰다.
서 명예회장 복귀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급등한 셀트리온헬스케어(7.05%)와 셀트리온제약(068760)(15.58%)도 지수 견인에 일조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장중 한때 엘앤에프를 제치고 코스닥 시총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의 강세는 대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꺾이고 미국 긴축 기조가 오락가락하기 시작한 올 들어서 본격화됐다. 코스닥지수는 올 1월 2일만 해도 671.51에 불과했으나 두 달 만에 19.8%나 급등하면서 마침내 800선을 재돌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9.2%) 상승률의 두 배를 넘는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보다 코스닥이 더 강세를 보이는 것은 코스피가 횡보하거나 테마주가 주목 받을 때”라며 “코스피가 2400선에서 횡보하고 있고 코스닥에는 올해 3대 테마로 불리는 전기차·로봇·인공지능(AI)이 주요 종목으로 다 몰려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스닥 시장의 랠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정 팀장은 “경기가 좋아지는 신호가 보인다면 돈은 대형주 위주의 코스피로 몰릴 것”이라고 내다본 반면 한 운용사 대표는 “2차전지뿐 아니라 셀트리온에까지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만큼 당분간 코스닥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