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미국 민간자본도 중국 AI·반도체 기업에 투자 제한

바이든 정부, 조만간 추가제재

내주 백악관 예산에 반영할 듯

벤처캐피털 등 투자 차단 초점

4G 분야 퀄컴 등 수출도 막아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AP연합뉴스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의 영역에 미국 자본의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늦추기 위해 주요 기술 및 제품의 수출을 통제하는 정책을 중점적으로 펴왔으나 민간 자본의 투자를 금지한 적은 없어 실제 제재가 이뤄질 경우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재무부와 상무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최근 미 의회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부처는 관련 정책을 이른 시일 내에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다음 주 발표될 백악관 예산에 이와 관련한 재원이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가 특정 분야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중국의 군사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분야에 제재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관련 동향에 밝은 인사들은 중국의 반도체·양자컴퓨터·AI 분야 등에 미국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차단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미국 투자자와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미국 자본과 전문 지식이 우리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방식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해외 자본의 국내 투자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통해 심의하지만 미국 투자자와 기업의 해외 투자를 제한한 적은 없다. 이번 규제가 시행될 경우 기업의 자유로운 해외 투자를 국가가 차단하는 셈이어서 상당한 혼선이 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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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투자한 미국 연기금이 많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프로세스”라며 “상품을 거부하는 것과 돈의 흐름을 막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유로운 무역과 투자를 막겠다는 것은 아니라면서 “미국 최고의 벤처 기업가들과 노하우, 자금, 첨단 반도체·AI 기술이 중국의 군사용으로 쓰이는 것을 원하지 않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제재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요 7개국(G7)과도 투자 제한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이와 동시에 중국 통신 기업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미국 기업에 미칠 경제적 영향을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기존의 5세대(5G) 분야에서 시행되던 제재 강도를 높여 4세대(4G) 분야에서도 퀄컴·인텔·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화웨이에 수출을 하지 못하도록 기존의 수출 허가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미 정부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화웨이에 대한 수출 허가가 취소될 경우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의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다만 “퀄컴의 경우 경제적 여파가 크지 않다”며 “퀄컴 모뎀 칩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잃게 될 경우 퀄컴보다는 화웨이에 타격이 크다”고 진단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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